2023. 11. 28. 09:14ㆍ전기자동차
올해 초 테슬라는 190만 대 생산 능력을 400만 대로 확보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공장의 생산 능력을 200만 대로 확대하고, 독일과 중국 공장의 생산 능력을 각 각각 100만 대로 증대한다는 전략이었습니다.
이러한 전략 하에 테슬라는 멕시코 공장에서 기가프레스와 Unboxed Process라는 방식으로 제조 원가를 50% 감축하여 2만 5천 달러의 모델 2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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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갑자기 이 멕시코 생산 계획은 보류되었고, 대신 독일 베를린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 2 생산기지로 인건비가 가장 싼 멕시코와 더불어 인도를 검토해 왔습니다.
그런데 모델 2의 수익성을 고려한다면 인건비가 비싼 독일 베를린 공장은 매우 불리할 것인데 왜 지금 독일로 결정했을까요?
지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업계의 야심찬 판매 목표와 돈에 민감한 소비자 간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어 향후 1~2년간은 죽음의 계곡인 캐즘 (Chasm)을 만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독일을 모델 2의 생산기지로 선정한 데에는 세 가지 전략적 요인이 숨어 있다고 보입니다.
첫 번째는 수요가 있는 곳에서 차를 생산한다는 지산지소 (地産地消)의 원칙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로는 유럽 업체들이 내년부터 2만 5천 유로의 차를 먼저 론칭하기 때문에 더 늦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도 있어 보입니다.
세 번째는 이 소형차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는 비책이 어느 정도 수립되었고, 상품성 면에서도 폭스바겐, 르노 등 경쟁사를 충분히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 서 있다고 판단됩니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나라별로 그 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차 형태나 차 사이즈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국은 서부 개척 시대의 마차가 연상되듯 픽업과 SUV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도로 사정산 경차와 B 세그먼트의 소형차 위주로 팔리고 있고, 중국에서는 C 세그먼트의 아반떼급 사이즈가 주력이 되어 왔습니다.
유럽은 2만 2천 유로부터 시작하는 폴로로 대표되는 B 세그먼트 차종과 2만 9천 유로부터 시작하는 골프로 대표되는 C 세그먼트 이하의 수요가 많은 시장입니다.
상위 판매 25개 모델 중 테슬라 모델 Y를 제외한 전 차종이 C 세그먼트 이하 차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은 시간이 변해도 여전히 소형차 중심 시장이 되고 있습니다.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에서 그랜저, 카니발, 소렌트 등이 주로 팔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은 135개나 있습니다.
그러나 4만 유로 이상의 고 가격의 메인 스트림 브랜드의 모델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 수가 104개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전기차들이 주로 팔렸지만 앞에서 설명한 유럽 자동차 수요 구조와는 매칭되지 않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 입장에서는 BEP (Break Even Point)를 실현하거나 이익을 조금이라도 실현할 수 있는 고 가격 전기차를 먼저 개발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Early adoptor와 환경을 중시하는 Innovator, 그리고 Company car 등 Fleet 수요층은 구매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서 이렇게 비싼 전기차도 구입할 수 있었고, 전기차 보급률 증가에 크게 기여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전기차 보급은 중국과 달리 캐즘(Chasm)이라는 죽음의 계곡을 만나고 있습니다.
보조금이 축소되고 중단되면서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고 가격은 고금리 시대를 만나면서 큰 저항이 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고차 잔존 가치가 하락하고 충전소 부족 문제 등이 있습니다.
2~3년 후에 기술 발전이 적용된 차, 구입하기 쉬운 가격대의 전기차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는 지금 전기차를 구입할 명분을 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 가격을 무기로 유럽 시장에서 많이 팔고 있는 업체는 중국에서 수입하여 팔고 있는 차들입니다. Darcia의 Spring은 프랑스에서 판매 1위를 하고 있고, 유럽 전체로는 7위에 랭크됩니다.
SAIC (상해기차)의 브랜드인 MG mg4는 중국에서 상위에 랭크되면서 잘 팔리고 있습니다. BYD는 최근 돌핀의 독일판매 가격을 2만 999유로부터 설정하고 론칭했습니다.
유럽에서 중국브랜드 차량의 M/S는 전체 차량 기준으로 보면 3%로 인지도가 낮지만 전기차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기술력, 품질, 성능, 안전, 성능 등에서 좋게 평가되어 M/S 8.4%를 차지하며 유럽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입자들이 착실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카케리어 부족으로 유럽 판매를 크게 성장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BYD는 유럽의 현지 공장을 짓는 것을 거의 결정했다고 합니다.
전기차 판매 1, 2위를 다투고 있는 테슬라의 입장에서는 유럽에서 BYD 선수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유럽 업체들도 전기차 보급이 어려움을 인식하고 구입하기 쉬운 가격대에 B세그먼트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텔란티스 그룹에 있는 Citroen은 내년에 론칭 예정인 2만 3300유로의 소형 전기차 e-C3를 발표했습니다.
이 차량의 특징은 그룹 내 Peugeot e-208, Opel e-Corsa과 동일 플랫폼을 탑재하면서 배터리를 LFP로 변경하고 출력을 떨어뜨리면서 1만 천 유로 이상 가격을 낮췄습니다.
A 세그먼트 전기차로 베스트셀러인 Darcia의 Spring 대비 차 크기를 증가시키고 배터리 용량을 20 kWh로 증가시키면서도 가격은 800유로만 비싸게 설정했습니다.
이 정도의 가격이면 현대차의 i20의 중간 트림 Trend의 가격 2만 2900유로와 단지 400유로 차이입니다. 25년에는 1만 9990유로 버전을 출시한다고 합니다.
폭스바겐은 2만 5천 유로를 목표로 한 아이디 2를 25년에 론칭합니다.
MEB 플랫폼을 전륜 구동으로 변경하여 450kg 항속 거리를 실현한다는 계획입니다.
모터 출력은 스텔라티스 차들보다 한 단계 높은 226마력으로 높였고, 제로백 성능도 7초로 비교적 빠르게 설정했습니다.
디자인은 ID 3, ID 4에서 실패한 경험을 살려 파격보다는 기존의 전통을 중시하여 폴로의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르노도 24년에 론칭 예정인 2만 5천 유로 대의 르노 5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전장은 타사와는 달리 3.92m로 기동성을 중시하는 자격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ZOE에 탑재된 12개의 모듈에서 4개의 큰 모듈로 계산하여 15kg을 정량화했습니다.
40kw 아워, 52kw 아워 2가지를 탑재하며 항속거리는 최대 470km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모터는 권선 계자형 동기 모터 (ESSM)을 기본으로 134마력의 출력을 목표로 합니다.
e-Axle은 DC/DC 컴퓨터와 배터리, 충전, 시스템, 배관 관리, 액세서리 박스까지를 일체화시켜 소형화로 20kg 경량화를 시켰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중국 차는 물론 폭스바겐, 르노 스텔라티스에 의하여 유럽 최대 세그먼트인 B세그먼트에 2만에서 2만 5천 유로 사이에 있는 차들이 론칭됩니다.
테슬라가 이 시장에서 유럽 업체에게 선점당해 버리면 장기 목표인 2천만 대 판매하는데 가장 큰 부분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 생산이 중요해졌다고 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형 전기차에서 최대의 과제가 될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까가 궁금해집니다.
유럽 업체들의 원가 절감 방법은 스케일 메리트 추구, LFP 배터리 탑재, 인건비가 싼 곳에서 생산하는 정도입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브랜드의 ID2와 이를 베이스로 한 SUV ID 2X 그리고 스코다의 SUV Cupra의 소형 스포티 버전까지 4 차종을 개 개발하는 계획입니다.
그룹 내 B세그먼트 수요를 전부 커버하게 되면 80만 대 이상이 됩니다.
또한 폭스바겐은 현재 폴로를 생산한 스페인 공장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스페인의 임금 수준은 독일에 비하면 70% 수준입니다.
르노도 CMF-B EV 플랫폼으로 르노 5와 르노 4, 그리고 알파인의 고성능자동차와 닛산의 Micra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스케일 메리트를 추구할 계획입니다.
르노는 CMF-B EV 플랫폼으로 개발되면서 ZOE 대비 제조 코스트를 30% 싸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북부에 3개의 공장을 통합하여 Renault Electric City Complex를 만들었습니다.
르노는 테슬라가 베를린 기가 팩토리에서 이미 실현한 한 차종 생산하는 데 10시간 걸리는 것을 25년에 실현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폭스바겐과는 달리 르노는 프랑스정부가 르노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고용을 중시하는 정부의 지원도 있고 해서 Made in France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임금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만으로 본격적인 2만 5천 유로 이하의 전기차를 만들어 이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테슬라의 모델 2가 론칭되면 유럽자동차 회사들이 계획하는 스케일 메리트의 판매 목표는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테슬라의 장점인 소프트웨어 기술에서도 유럽회사들은 따라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뒤처지면서 테슬라에 대응할 기술을 ID2에 적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실내에는 유럽의 주요 고객인 60대 이상을 고려하여 버튼과 스위치를 남겨놓은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테슬라는 유럽에서 판매 비중이 높은 리스차들을 판매 후 다시 돌아오는 차들을 FSD를 활용하여 셰어링 비즈니스까지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인건비가 높은 독일공장에서 2만 5천 달러 이하의 모델 2를 생산할 수 있는 데는 3가지 중요한 기술적인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이 주요하다고 생각됩니다.
Tesla가 2023 Investor Day에서 1천 달러 이하의 코스트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e-Axle을 탑재한 플랫폼은 이미 개발 완료했을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프런트와 리어에 적용하고 있던 기가 캐스팅 기술을 센터까지 포함하여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것에 도전해 왔고 그 결과는 어느 정도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Unboxed process라는 혁명적인 조립 방식으로 현재 대비 제조 원가를 50% 이상 축소하면 인건비가 비싼 독일에서 생산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일 공장의 현재 생산능력 37만 5천 대는 모델 2를 생산하게 되면 쉽게 목표한 대로 100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테슬라 모델 2 생산을 독일로 변경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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