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하가 테슬라에 미친 영향

2023. 11. 24. 18:01전기자동차

테슬라가 가격 할인 전략을 추진한 지 이제 1년이 다되어 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레거시 업체들의 가격 할인 전략은 대개 높은 판매 목표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난 매우 수동적인 전략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갈등이 본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미국에서는 고금리가 지속되며 경쟁사들은 전기차 신모델들을 공격적으로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레거시 업체와 같은 수동적인 가격 인하 전략 대신 이익을 내는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올해 180만 대로 세웠던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데 중점을 두는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추진했습니다.

테슬라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가격을 내렸고 총 가격 인하 폭도 25% 정도가 되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은 레거시 업체의 평균보다 높다는 점을 테슬라는 내세우고 있습니다.

 

테슬라와 기존 자동차 업체의 영업이익률 평균비교

그렇다면 테슬라의 가격 할인 전략은 판매, 수익, 브랜드 로열티 등에서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을까요?

전체 판매 실적 변화와 수입 감소등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할인 판매로 나타나는 가장 큰 폐해 중의 하나인 브랜드 로열티 변화에는 어떤 현상을 보이고 있을까요?

지금 주요 국가별 전기차 보급 전망을 혁신 확산 이론으로 생각해 보면 노르웨이, 스웨덴, 네덜란드, 중국은 앞으로 가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 확산이론으로 분석한 전기차 보급현황

그러나 이들 이외의 국가에서는 지금 캐즘 (Chasm)이라는 저항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의 전기차 보급률은 7.5% 수준으로 가장 낮은 편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가 잘 팔리고 있지 않습니다만 이는 시장 초기에서 전기차라는 새로운 상품이 캐즘을 만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 짧은 항속거리, 부족한 충전 인프라, 긴 충전 시간이 문제가 되고 있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배터리 화재, 급가속 문제 등이 추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경쟁사와 큰 차이를 벌이려 했던 테슬라는 경기 침체 징조를 제일 먼저 느낀 중국 시장에서 작년 10월 중순부터 가격 할인 전략을 시작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45.7% 증가한 132.4만 대를 팔았습니다.

3분기 생산 준비로 가동을 하지 못한 이유로 1~9월까지 약 4만 대 정도가 목표에서 차질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별로 발표된 전기차 판매 대수를 분석해 보면, 테슬라의 위상이 시장별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국시장 판매 현황

 

년도별 중국 NEV 판매 현황

중국 시장에서 1~9월간 순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447만 대였습니다 테슬라는 36.3% 증가한 43만 3700대를 판매하면서 선방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1,048,413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판매 1위로 올라선 BYD의 80% 성장률에 비하면 매우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에게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모델 3의 판매입니다.

 

모델 3 와 경쟁하는 중국 브랜드 차종들

중국에서 NEV판매 Top 10에 들어 있던 모델 3는 10만에서 20만 위안 대의 중국 로컬 NEV들의 공세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중국 NEV 판매 Top10 모델

테슬라가 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중국에서 먼저 론칭했는지 이 결과를 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2만 5천 달러 대중 전기차를 서두르지 않으면 중국에서의 마켓셰어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시장 판매 현황

유럽은 어떨까요? 유럽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비 46.9% 증가한 147만 대였습니다.

 

2023 년 1~8 월기간동안의 OEM 그룹별 유럽시장 EV 판매량 (좌), 브랜드별 EV 판매량 (우)

자동차 그룹별로 보면 아우디, 포르쉐, 폭스바겐, SKODA, SEAT, Cupura를 거느린 폭스바겐 그룹이 27개의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면서 4개 모델을 운영하는 테슬라를 제치고 1위를 했습니다. 그러나 성장률 면에서는 중국 업체들과 함께 테슬라가 압도적입니다. 또한 브랜드별로 보면 테슬라가 폭스바겐 브랜드를 10만 대 정도 앞서고 있습니다.

Top10 판매 순위에서도 모델 Y와 모델 3는 각각 1, 2위를 하고 있습니다.

 

유럽시장 Top 10 판매 순위

유럽에서 가격 전략 효과는 가장 큰 성공을 이루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미국시장 판매 현황

미국의 전기차의 1~9월 판매는 전년 대비 48.7% 증가한 87만 3천대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신차 구입 시의 평균 이자율은 리먼 쇼크 이후 가장 높은 10.4%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Fisker와 베트남의 Vinfast와 같은 신규 업체들이 전기차 전쟁에 참여하고 있고, 기존 레거시 업체들은 매우 공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어 테슬라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시장이 되었습니다.

 

Fisker Ocean (좌), Vinfast VF9 (우)

1월부터 9월까지 테슬라의 성장률은 26.3%였습니다.

 

분기별 테슬라 성장률 및 M/S 변화

마켓셰어는 22년 4분기 58% 수준에서 가격 할인 효과로 1분기 62.4%, 2분기 59.3%로 유지하여 왔습니다만, 3분기에는 50%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테슬라에서는 3분기 공장 생산 준비 문제로 판매가 부진했다고 하지만, 경쟁사 전기차 판매 증가와 경쟁사들의 신차 투입 효과가 마켓셰어 감소의 주요원인이라고 분석할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테슬라의 마켓셰어는 감소하게될것입니다.

 

테슬라 차종별 전년 동기대비 증감율 변화

가격 할인 전략으로 가장 효과를 본 차종은 모델 Y입니다.

모델 Y는 연방과 주 정부의 인센티브까지 받게 되면, 콜로라도 주 같은 데에서는 3만 1490달러에 살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미국 주별 모델 Y 실제 구입 가능 가격

모델 3 판매 가격도 대폭으로 인하되었습니다만, 3분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도입되면 어느 정도 호전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미국에서의 세단 판매 비율이 전체 시장의 20%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모델 S와 모델 X의 판매 부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외에도 럭셔리 브랜드의 승용 세단, 전기차 판매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럭셔리 EV 세단 판매 현황

테슬라는 10만 달러 이상 하던 모델 S의 가격을 7만 5천 달러 이하로 낮췄지만, 모델 노후화와 연계되어 판매량이 많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기 SUV판매는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모델 S처럼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한 모델 X의 판매는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큰 폭으로 가격 인하하여 판매한다면 브랜드 로열티는 어떤 변화를 보이게 될까요? 가격 할인이 되면 기존에 산 사람들은 중고차 가격 하락을 걱정하고, 실제로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면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어 다른 브랜드 차를 사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가격인하에 따른 영향

 

 

기존 고객이 다음번에 차를 구입할 때도 동일한 브랜드의 차를 구입하는 것을 브랜드 로열티, 브랜드 충성도라고 합니다.

업체 평균 브랜드 로열티는 코로나 사태와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하락해 왔습니다.

 

년도별 브랜드 로열티 트렌드

아래 표는 올 1월 말 S&P 모빌리티 조사 결과로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브랜드를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고객이 그 브랜드에 어느 정도의 로열티를 가졌는지 또는 어느 정도 이탈하는 지를 보여줍니다.

 

자동차 브랜드별 브랜드 로열티 비교

테슬라는 현재 노마드라고 불리는 차량 구입 예정자를 로열 고객으로 만드는 데 크게 성공해 왔습니다.

테슬라는 초기 구입자 중 83%의 고객을 유지하고 있어 그 아래에 있는 Jeep집이나 RAM 브랜드보다 훨씬 높습니다. X축은  One and Down, 즉 한 번 구입 후 다른 브랜드로 바꿔 타는 비율을 표기한 것인데 테슬라의 One and Down은 39%로 SUBARU의 50%보다도 낮습니다. 럭셔리 브랜드인 아우디가 70%대인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낮은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BMW, 현대, 기아, SUBARU도 노마드를 로열 고객으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구입자들은 한 번 구입 후 다른 브랜드로 이동하는 경향이 타 자동차 업체보다 큰 편입니다.

도요타, 혼다, GM, 포드는 새로운 고객들을 획득하기는 좀 어려운 편이지만 한 번 구입 이후 다른 브랜드로 이동하는 경향은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2023년 2분기 조사 결과를 보면 차량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BMW를 제외한 모든 럭셔리 업체의 브랜드 로열티는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럭셔리 EV브랜드 로열티 추이

그리고 23년 1월 가격 인하 이후 테슬라의 브랜드 로열티는 벤츠, BMW에 비해 여전히 높고, 가격 할인 판매 폐해도 크게 나타나지 않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간별 럭셔리 EV브랜드 로열티 추이

 

특히 모델 3의 고객들은 모델 Y로 바꾸면서 가장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S&P 모빌리티는 고금리와 치열한 경쟁에서도 테슬라는 고객과 강한 유대감을 만들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략적인 가격 인하나 적절한 타이밍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브랜드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 더 퓨처 펀드의 매니징 파트너이자 테슬라의 강경론자인 게리 블랙은 고객들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둔감해졌다고 말합니다.

현재까지 테슬라 가격 인하에 대한 수요의 탄력성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는 테슬라가 더 많은 가격 인하를 단행해 수익을 줄이는 대신 광고에 돈을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기차 전환이 비교적 최근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주류 자동차 구매자들은 테슬라 제품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테슬라의 고객이었던 Early adoptor와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Innovator고객층을 넘어서 주류 자동차 구매자들이 테슬라를 구매하게 하기 위해서는 테슬라의 장점인 초기 비용 절감, 충전 편의성, 충전 지속 시간, 성능, 기술, 안전성, 낮은 유지, 보수 및 운영 비용등을 잠재적인 전기차 소비자들이 알수 있도록 광고에 투자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2020년 홍보 부서도 없앴고 마케팅 부서도 없앴는데, 최근 구글 광고와 함께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광고를 시작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생산 캐퍼는 어느덧 235만 대가 되었고, 올해 180만 대를 판매하게 된다면 가동률이 77%가 됩니다.

남은 기간 동안 사이버 트럭을 어느 정도 생산하느냐에 따라 판매 목표 달성 여부가 달려 있다고 보입니다.

 

슬라의 모델별 생산 공장 및 연간 생산능력

 

추후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하여 테슬라가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할 것인지, 광고 홍보를 강화할 것인지 앞으로 테슬라의 행보가 기대가 됩니다.

 

 

출처: 테슬라 가격 할인 전쟁 1년~, 브랜드에 미친 악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

https://www.youtube.com/watch?v=qPLMPuiRR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