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3. 15:47ㆍ전기자동차
테슬라는 작년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쳐왔으나, 최근 일부 차종에 대한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늘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반도체 부족 해소로 자동차 판매량 증가
상반기 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는 반도체의 부족이 해소되면서 닛산을 제외한 전 업체가 증가했습니다.
판매 순위에서 도요타는 4년 연속하여 1위 자리를 지켰고, 2위는 전년 동기대비 12.8% 증가한 폭스바겐 그룹이었습니다.
작년에 3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은 계속하여 3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판매의 명암
전기차 판매에서 테슬라는 가격 인하 전략으로, BYD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대중 전기차 판매 호조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는 4개 업체 중 BMW와 벤츠, 그리고 도요타와 GM은 그 내용이 다릅니다.
BMW와 벤츠는 짧은 기간 동안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여 부유층을 공략하면서 실질적인 성장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도요타는 작년 판매 대수가 미미했고, GM은 현재 주력 판매 차종인 볼트 EV의 판매 기저 효과가 있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홈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는 선전하면서 글로벌로 48.1%의 높은 성장을 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있습니다.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현대차 그룹과 스텔란티스는 타사에 비하여 느리게 성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는 미국에서, 스텔란티스는 유럽에서 강한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럽 전기차 Top 10에는 피아트 500 전기차와 푸조 208이 각각 5위와 8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포드는 전기차 라인업도 부족하고 모델 Y 대비 가격 경쟁력도 떨어지면서 가장 낮은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주도한 가격인하의 영향
그렇다면 테슬라가 주도한 가격 인하 전략, BYD의 저가격 전기차 공세는 레거시 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전기차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생산에 필요한 리튬, 니켈, 코발트의 가격은 22년 대폭 인상되었다가 최근에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图 5 배터리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
모델 3에 탑재된 배터리 원재료별 증량을 참고하여 계산해 보면 테슬라 모델 3의 코스트는 2021년에 비해 2022년에는 7,500달러 정도 인상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 업체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사이 테슬라는 그 누구보다 빨리 과감하게 원재료 코스트가 올라갈 때마다 차량 가격을 인상해 왔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작년 말부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을 예상하여 공격적인 판매 전략으로 경영 방침을 전환하여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고차 가격 하락과 이에 따라 브랜드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의 목숨줄을 잡아 흔드는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파워가 강하거나 브랜드 전략을 중시하는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이 가격 인하 전쟁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포드가 앞장서 들어갔고 중국에서는 50개 이상 브랜드가 가격을 인하했습니다.
판매 감소가 심해지자 중국에서는 BMW, 폭스바겐, GM, NIO마저도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결과 전기차 판매는 미국, 중국, 유럽 시장에서 증가하고 있지만 업체별로는 그 증가율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BMW, 벤츠, 폭스바겐, 테슬라가 높은 성장을 하고 있지만 현대차 그룹과 포드, GM의 성장은 느린 편입니다.
GM의 경우 높은 성장률로 보이지만 실은 구형 플랫폼을 쓰고 있는 볼트 EV의 판매 기저효과였습니다.
얼티엄 플랫폼으로 개발된 캐딜락 Lyliq의 판매는 2316대로 테슬라의 모델 Y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포드는 테슬라의 가격 전략에 대응하여 마하 E 가격 인하에 더하여 F150 전기차 가격도 최근 만 달러나 인하하였습니다.
4WD 드라이브의 트림 기준 IRA의 인센티브를 고려한 주력 마하 E의 실제 구입 가격은 모델 Y보다 4,750달러나 비싸서 판매량은 20.6%나 감소했습니다.
레거시 업체들은 전기차에서 수익 현황이 어느 정도인지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포드는 유일하게 전기차 사업을 구분하여 수익 자료를 발표하고 있는데, 올해 말 전기차 부문 적자는 당초 목표였던 30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포드는 전기차 생산, 판매 속도를 늦추는 전략으로 변경하고 있습니다. 2023년에 6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했던 목표를 2024년으로 미루었고 200만 대 생산 시점을 2026년에서 현재는 미정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는 폭스바겐과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전체 판매 1위는 폭스바겐입니다만, 모델별로는 테슬라의 모델 Y, 모델 3가 1, 2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BMW와 벤츠는 테슬라를 열심히 따라가고 있지만, 스텔라티스, 르노, 현대차 그룹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변화는 가장 다이내믹한 편입니다.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전쟁은 중국 로컬 업체들의 가격 인하에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 NIO도 따라 하고 있으며 그동안 중국 시장을 지배해 왔던 폭스바겐, GM, 그리고 일본 브랜드들도 비껴갈 수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가격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추가 가격 인하를 단행한 BYD는 내연기관차 중심인 혼다와 도요타를 추월하더니 부동의 1위였던 폭스바겐마저 제쳤습니다.
전기차 판매에서 BYD와 폭스바겐의 차이는 더 벌어져 폭스바겐은 8위를 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ID 시리즈의 가격을 $5,849 인하했지만, 판매 감소를 막을 수 없어 ID 3는 추가로 16%를 더 인하하여 가격이 1만 6600달러가 되었습니다.
ID 3는 BYD의 돌핀과 ATTO 3와 비슷한 가격대가 되었지만 판매 대수는 10배 이상 차이 나고 있습니다.
전체 판매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폭스바겐 CEO는 간부 사원들에게 “Roof is on Fire”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폭스바겐은 위기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진의 핵심 원인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이 있었습니다.
이 이슈는 특히 포르셰의 마칸 전기차와 아우디, Q6 e-tron의 개발이 지연되면서 그룹 CEO인 Herbert Diess가 해임되기까지 했습니다.
새로 임명된 그룹 CEO Oliver Blume는 9개월 동안 새롭게 마련한 플랫폼 전략을 지난 6월 21일 Capital Markets day에서 에서 발표했지만, 한 달 뒤에 이런 내용을 뒤엎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폭스바겐은 중국 로컬업체들에게 기술 이전을 해왔지만, 지금부터는 중국 업체의 전기차 플랫폼을 이용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아우디는 상해 기차의 플랫폼을 이용하고, 폭스바겐은 샤오펑의 1세대 구형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26년까지 2개의 전기차를 개발한다고 합니다.
테슬라가 주도한 소프트웨어 혁신, 가격 혁신의 효과는 이처럼 폭스바겐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가격인하로 인한 수익성 변화
그렇다면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인한 수익성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테슬라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대비 6.5% 포인트 감소한 10.5%로 나타났습니다.
전기차만 하는 테슬라의 10.5% 영업이익률은 스텔란티스와 벤츠와 비교하면 낮게 보입니다.
그러나 레거시 업체들이 내연기관차 판매 증가에 크게 의존한 높은 영업이익률과는 다른 의미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레거시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전기차에서 손해를 본 것을 수익성이 좋은 내연기관차 판매 증대로 보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프트를 가장 먼저 추진했던 폭스바겐의 전기차 판매 비율은 7.4% 정도밖에 안 되고 있고, 현대차 그룹이 6.4%, 스텔란티스가 5.3%로 낮습니다.
스텔란티스는 프리미엄 이상 브랜드에 마세라티와 알파 로메오가 있지만, 이들의 판매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의 빅 쓰리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와 소형차를 중심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푸조시트로엥, 피아트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또한 GM이 적자로 운영해 오던 오펠을 인수했기 때문에,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텔란티스의 높은 영업이익의 비밀은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의 수익 중시 경영 방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유럽에서의 영업이익률이 10.7%로, 도요다의 작년 유럽 영업이익률 1.3%와 큰 차이에서 알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 포인트 증가한 10.9%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최고의 성과에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증가 효과, 환율 효과, 그리고 판매 믹스 개선 효과가 기여했습니다. 판매 증가율은 기아가 약간 앞서고 있으나, 현대차는 국내 시장과 미국 시장에서,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특히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12.6%로 현대보다 높은 것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분이 현대보다 훨씬 컸기 때문입니다.
반면, 폭스바겐은 전년 동기비 판매가 12.8%로 경쟁사보다 크게 성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이유는 부분적으로 금융시장에서 원자재 해칭으로 인한 25억 유로의 비현금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폭스바겐은 해칭 효과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139억 유로 13%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테슬라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레거시 업체의 수익성은 내연기관차 판매 증가로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화려한 장미꽃 속에 숨은 가시
이처럼 레거시 업체들의 경영 성과가 화려한 장미꽃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자라고 있다는 점도 봐야 합니다.
레거시 업체들이 수익원이 되어왔던 미국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과 함께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경쟁 환경이 3년 전 상황으로 돌아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재고 수준은 높아지고 있고, 인센티브 금액은 커지고, 플릿 판매 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레거시 업체들을 포함하여 치열한 가격 인하 경쟁으로 수많은 업체가 죽음의 늪 근처로 몰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연기관차를 통한 수익 창출이 이제 더 이상 되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전략, BYD의 저가격 차량 전략은 벤츠나 BMW 정도를 제외한 메인 스트림 브랜드의 분명한 경영 전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을 지키지 못하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고, 시장을 지키려면 가격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테슬라 가격 전략은 VW을 먼저 그로키 상태로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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