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0. 17:19ㆍ전기자동차
요약: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모빌리티 2023에서 테슬라는 66년 만에 모델 3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랜드를 내놓았고 벤츠와 BMW는 2025년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콘셉트카인 CLA와 Neue Klasse를 발표했다. 테슬라 모델 33 하이랜드는 기존 모델 3의 고질적인 품질문제였던 승차감과 소음문제를 개선하며 인테리어를 고급화했고 항속거리와 전비를 향상시켰다. 벤츠는 2021년 발표한 EQXX의 기술을 CLA콘셉트카에 대거 접목해 항속거리와 전비를 크게 향상시켰고 BMW는 배터리성능향상으로 항속거리를 늘리고 디스플레이에 AR기능을 접목시켜 UI와 UX를 개선하였다.
“연결된 모빌리티를 체험하라” (Experience Connected Mobility)
세계 4대 모터쇼로 불리며 2년에 한 번 홀수년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이 지난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렸었습니다.
“연결된 모빌리티를 체험하라” (Experience Connected Mobility)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IAA모빌리티는 글로벌 자동차 및 모빌리티 업체 660여 개가 신차와 미래 기술을 선보였는데 이전과 다른 점은 자국 시장에서 독일차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선 중국차들이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대거 참여했고 테슬라도 10년 만에 독일 모터쇼에 참가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2021년에 열린 IAA에 비해 중국을 필두로 미국, 오스트리아, 한국, 프랑스등 외국업체의 참가 비중이 33%에서 50%로 크게 높아졌고 특히 아시아 업체 비중이 41%로 확대되었으며 중국 업체 수는 2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 자동차 산업협회 회장은 기자 회견에서 “이번 IAA는 미래 모빌리티가 어떤 형태인지 보여줄 것”이라며 “자동차가 더 이상 특정 교통수단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을 어떻게 연결할지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는 10년 만에 모델 3의 새로운 버전인 하이랜드(Highland)라는 모델을 이번 모터쇼에 출품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테슬라의 모델 3 하이랜드가 이전대비 어떻게 향상되었는지 살펴보고 독일의 럭셔리 차량 브랜드인 벤츠와 BMW의 미래 차량 개발 방향을 보여줄 콘셉트카인 벤츠의 CLA EV와 BMW의 Neue Klasse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성능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보면서 이 두 회사가 2025년 이후 테슬라를 타도할 수 있을지 알아보겠습니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고급화, 승차감향상, 소음 감소, 항속거리와 전비향상
우선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의 변경 내용을 보면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요소가 혼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테슬라는 마이웨이식의 상품 전략을 추진하여 왔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 변화, 글로벌 경쟁사들의 신모델 공세에 대응하기 위하여 본격적으로 레거시 업체들의 개발 방식을 따라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럭셔리 브랜드와 경쟁하는 테슬라는 고급스럽지 않은 내장재와 승차감, 소음 이슈가 늘 있어 왔습니다.
테슬라는 이번 하이랜드 모델에서 바디 강성을 향상시키고 서스펜션을 튜닝하여 승차감 문제를 개선하였습니다. 윈드노이즈와 타이어 노이즈등의 소음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글라스에 이중 차음 글라스를 적용하고 타이어 소음을 줄이면서 노이즈 문제를 개선하였습니다.
이러한 개선은 레거시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차량 페이스리프트시 고려하는 개발 업무 표준이어서 당연시 여겨지는 것이었지만 그동안 테슬라는 이런 부분들을 개선하는데 게을렀는데 이번에 출시한 하이랜드 모델을 보면 이런 부분들을 신경 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또한 중국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지털 경험을 대응하고,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적용하고 있는 장점들을 반영하여 이전에 적용하지 않았던 엠비언트 라이트닝과 통풍 기능 시트를 적용했습니다. 또한 스피커수를 증가했으며 뒷좌석 디스플레이를 추가하는 등 기존대비 인테리어의 많은 사양을 강화하였습니다.
차량의 성능관련해서는 헤드램프, 범퍼, 후드, 펜더 등 일부만을 변경하면서 공기 저항 계수인 Cd값을 기존 0.225에서 0.219로 향상시켰고 전장을 25mm 늘렸음에도 경량화로 차량 중량을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하였습니다. 경량화와 함께 구름 저항이 작은 타이어를 적용하고 출력을 다운한 결과 항속거리를 554km에서 678km로 늘렸고 전비를 147Wh/km에서 140Wh/km로 개선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점들입니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 시장에 임팩트를 주는 기술혁신은 없었음.
그러나 이번 하이랜드 모델 3는 모델 3가 출시된 지 6년 만에 변경이다 보니 시장에 더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기술 혁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에 비해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품의 50%를 변경했지만, 가장 중요한 배터리와 e-Axle에는 그동안 발표해 왔던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CATL의 M3P 차세대 LFP배터리도 적용하지 않았고, 모델 Y에 적용된 CTP 기술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기가프레스를 이용하여 프런트와 리어 구조를 일체로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 부분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모델 3 하이랜드는 벤츠와 BMW가 발표한 콘셉트카의 상품성과 비교하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테슬라 차량의 디자인은 마치 스마트폰 디자인이 피처폰 디자인에 비해 심플함과 혁신성을 강조한 이미지로 변화해 왔습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중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는 중국의 니오 샤오펑의 디자인도 이런 테슬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BMW: 수익성 중시로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이용한 공용화
반면, BMW의 전기차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 하에 기존 내연기관차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공용화를 철저히 추구해 왔습니다.
전기차의 디자인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시하여 그릴 정도만 다르게 해 왔습니다. 25년 양산 예정인 3시리즈의 전기차가 될 Neue Klasse의 외관은 비교적 깔끔합니다.
전면은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해석한 키드니 그릴인 샤크 노즈로 라이트와 통합되어 자연스러운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호프마이스터 킹크 (Hofmeister kink)라는 기존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사이드 윈도우의 그래픽은 미래지향적인 유선형이 아닌, 머슬카를 연상케 하는 스포츠 세단으로 보입니다.
벤츠: EQXX의 혁신 기술을 접목
벤츠의 콘셉트 CLA EV는 2021년에 발표한 Vision EQXX의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벤츠는 EQ, EQS 등 중대형 차량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콘셉트 CLA EV부터 중소형 차량은 MMA(Mercedes-Benz Modular Architecture)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하게 됩니다.
벤츠의 전기차는 전비(Efficiency)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추구해 왔습니다.
EQS는 S클래스의 3박스 디자인에서 One motion form을 추구한 디자인으로 변경됐는데 리어 루프 부분을 낮추면서 공력계수는 업계 최고 수준인 0.20 Cd 값을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 변경이 중국에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뒷좌석, 헤드룸, 공간 부족으로 중국 고객들이 외면하면서 극심한 판매 부진에 빠졌고 20% 이상의 가격 인하를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컨셉 CLA EV도 EQS와 마찬가지로 전비를 강조하는 디자인입니다.
모델 3의 하이랜드 외관은 심플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도 테슬라의 다이내믹한 이미지, 하이테크 이미지를 잘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콘셉트 CLA EV는 프런트 그릴에서 연출되는 웰컴 기능을 제외하면, 뭔가 이모셔널한 부분이나 혁신성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편으로, 그저 벤츠의 여러 차종 중 하나처럼 보입니다.
새 모델의 디자인 평가는 각사가 주장하는 브랜드 전략과 기술 전략을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입니다.
테슬라 모델 3 하이랜드는 실내에서도 좌우측 깜빡이 레버를 없애면서 심플함을 추구하고 있고, Wraparound디자인 채용은 확실히 선진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이번 하이랜드를 통해 디스플레이의 반응 속도 개선이나 내장재의 고급화를 추진하는 등, 기본 사양을 강화한 것은 테슬라에 대항해 공격적으로 론칭하는 벤츠와 BMW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테슬라는 고급화 추진, 벤츠와 BMW는 대형 디스플레이로 테슬라와 차별화
이런 테슬라에 맞서 벤츠와 BMW는 테슬라와 차별화 무기로, 대형 디스플레이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BMW의 Neue Klasse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큰 터치 패널 하나뿐으로 테슬라의 디자인 콘셉트와 비슷하지만, 전면 유리 안쪽에 투영되는 HUD와 연동되게 설계했고, 운전 중에는 핸들에 있는 터치패드와 음성 조작으로 가능하게 설계한 점이 특징입니다.
프런트 글라스 전면에 증강현실 (AR: Augmented Reality) 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래적인 UI와 그래픽으로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통합하는 독특한 디지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벤츠는 MBUX 슈퍼 스크린을 통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UI (User Interface)와 UX(User Experience)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벤츠의 MBUX는 이미 적용되고 있는 기술인데 반해, 25년 이후 양산될 BMW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그대로 적용될지, 또한 테슬라가 이를 뛰어넘을 혁신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벤츠: EQXX기술을 접목하여 성능향상
유럽 기준으로 보면, BMW Neue Klasse는 테슬라 모델 3와 같은 미드사이즈 프리미엄 세그먼트이고, 콘셉트 CLA는 한 단계 낮은 콤팩트 프리미엄 세그먼트로 다른 세그먼트에 속하는 데다 이번 발표에서 항속거리와 관련해서는 대략적인 숫자만 발표되었기 때문에 3 회사를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BMW Neue Klasse는 중국의 CATL과 EVE energy가 개발한 46 사이즈 원통형 배터리로, 지금까지 탑재해 왔던 각형 셀 대비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향상했다고 했고 CTP (Cell To Pack) 기술을 적용하여 항속거리를 30% 증대했다는 정도를 발표했습니다.
25년 이후에 양산 예정인 콘셉트 CLA는 800V 시스템을 갖춘 MMA 플랫폼으로, 15분 충전으로 400km를 갈 수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 팩의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EQXX에서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여 항속거리 790km가 가능하며, 120Wh/km의 높은 전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델 3 하이랜드의 경우에도 경량화와 타이어 변경으로 전비를 147Wh/km에서 140Wh/km로 개선했지만 벤츠의 콘셉트 CLA 전비와 비교하면 20Wh 정도로 큰 차이가 납니다.
성능 데이터를 놓고 보면 벤츠 콘셉트CLA는 BMW Neue Klasse나 모델 3 하이랜드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벤츠의 이러한 놀라운 전비 향상의 비결은 콘셉트 CLA에도 적용되었을 EQXX의 기술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속거리를 늘리고 전비를 향상시킨 가장 큰 비결은 공력 계수를 낮추고 경량화를 실현한 부분일 것입니다.
EQXX는 0.17Cd라는 놀라운 공력계수를 보여주었는데 콘셉트CLA의 공력 계수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낮은 수치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경량화 부분에서 EQXX는 배터리 팩을 기존 EQS에 비해서 체적으로는 50%를 줄였고 질량으로는 30%를 줄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경량화를 위해서 테슬라는 배터리 팩 케이스를 알루미늄을 사용하지만 EQXX는 탄소섬유 강화 수지 (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olymer/Plastic)를 사용했는데 이 기술은 컨셉 CLA에도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EQXX는 서스펜션 마운트나 앞유리의 와이퍼 모터용 프레임등의 부품들을 3D프린터로 성형하면서 경량화를 실현했고 BIONEQXX라고 부르는 후면 서브 프레임은 70개 이상의 부품을 알루미늄 주조방법으로 단일 부품으로 제작하여 경량화하였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적용하는 모터, 인버터, 감속기가 하나로 통합된 MB.EDU라는 e-Axle의 중량은 110 kg으로 경량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BYD의 8 in One e-Axle의 실제 중량이 114kg임을 고려해 보면 큰 혁신은 없었다고 보입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개선은 에너지 효율입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에서 타이어까지 에너지 효율은 75%인데 EQXX에서 95%까지 올렸고 이번 콘셉트 CLA에서도 93%까지 향상했다고 합니다.
현재 가장 효율이 높다는 연구 좌석 동기 모터의 효율도 90% 정도인데, 배터리의 방전 효율, 인버터 효율, 동력 전달 손실 등을 고려하면 93%는 달성하기 쉬운 수준이 아닙니다. 히트펌프에서 앞서가는 테슬라보다 더 좋은 기술을 개발했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자율 주행 기술은 테슬라에 위협적이지 않음.
자율주행 기술 부분에 대해 BMW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벤츠는 라이더를 탑재하는 사양으로 레벨 2의 기술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만으로 FSD (Full Self Driving)를 실행하고 있는 테슬라에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벤츠와 BMW: 테슬라를 능가할 혁신기술보다는 디스플레이로 차별화
이번 IAA에 발표한 벤츠와 BMW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테슬라를 타도하기 위한 뛰어난 혁신 기술은 크게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를 대응하기보다는 중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이들에게는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 무기로 양사는 디스플레이를 통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보입니다.
테슬라는 모델 3의 95% 이상의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는데, 중국의 인건비 수준이 아직까지는 여전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여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는 기가 프레스 설비 투자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가 프레스 기술 외에도 CTP 기술, CATL의 차세대 LFP 배터리 기술도 적용하지 않고 있는데 테슬라는 기존 레거시 업체들을 능가할 개선 기술들을 숨기고 있다가 시장의 변화에 맞춰 적용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BMW Neue Klasse,벤츠 컨셉 CLA는 테슬라를 타도할 수 있는 병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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