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 21:10ㆍ전기자동차
요즘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현상이 화제 되고 있습니다.
GM, 포드, 폭스바겐 등이 투자를 보류 또는 연기시키고 있고, 이전부터 전기차에 회의적이었던 도요타의 아키오 사장은 “봐라. 내 말이 맞았지, 사람들은 이제 실체를 보게 되었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레거시 업체들의 이러한 전략적인 의사결정은 큰 재앙이 되어 돌아오게 될것이라고 전망이 됩니다.
2015년 폭스바겐이 디젤 스캔들을 일으키고, 같은 해에 중국 정부가 “중국 제조 2025” 선언 이후 세계 자동차 개발 전쟁 축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변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레거시 업체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Rivian, 중국의 Nio, 베트남의 Vinfast까지 새로운 경쟁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죽음의 계곡을 넘고 다윈의 바다를 건너서 전기차 시대의 리더가 된 업체는 테슬라와 중국의 BYD, Li Auto 최근 흑자를 실현한 GAC (광저우 자동차)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거시 업체들은 Ford처럼 전기차 부문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고, 소프트웨어 분야 개발에서도 뒤처지면서 아직도 죽음의 계곡을 건너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Lordstown과 중국의 Byton, Singulato, Weltmier, 雷丁汽车등은 판매 부진과 자금이 바닥나면서 이미 죽음의 계곡으로 떨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 자율 운전 등 기술 혁신에는 성공했지만 아직도 적자에 시달리는 Nio, Xpeng, Livian, Lucid 등은 다윈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침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초기에는 순조롭게 팔렸어도 지금 미국의 전기차 판매 감소 현상처럼 어느 시점에서 팔리지 않는 시기를 만나게 됩니다.
이런 시기나 구간을 넘어야 할 장벽이나 계곡 또는 Chasm이라고 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는 혁신 확산이론을 보면 새로운 개념이나 제품 서비스는 우선 Innovator라고 일컬어지는 층이 먼저 구입합니다.
그다음에는 Early Adopter, Early Majority로 서서히 일반층에 확산되고 마지막에는 고집 센 보수층도 사게 됩니다.
그러나 Google의 Google Glass나 Microsoft의 Zune 같이 혁신적인 제품들의 경우에도 도중에서 확산되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1962년 Rogers 교수는 새로운 제품 서비스가 널리 보급될지 말지는 초기 구입자인 Innovator의 2.5%와 Early Adopter 13.5%의 합계 16%가 중요하다는 보급률 16%의 이론을 제창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론을 지금 이 전기차 판매 현상에 한번 적용해 보겠습니다.
노르웨이는 지금 전기차 판매 비율이 83.4%로 구입할 사람은 거의 다 구입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유럽의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와 중국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판매 비율은 20%를 넘어서며 초기 다수파 구입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이제 막 2차 장벽을 넘어섰지만 영국, 프랑스, 한국, 미국 시장은 혁신적인 구입층만이 전기차를 사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감소 현상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은 그 첫 번째로 Early Adopter와 Innovator들 중 살 사람들은 거의 구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Early Majority 구매층이 될 사람들이 비싼 전기차 가격, 부족한 충전소 충전하는 데 장시간 소요 등의 이유와 더불어 글로벌 고금리 현상과 중고차 가격의 불안정까지 겹쳐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제품 서비스는 자연 발생적으로 다른 사회 그룹으로 보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개의 단계에 대한 마케팅 어프로치가 중요하게 됩니다.
테슬라, BYD 등은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기 위하여 가격 인하라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내 럭셔리 브랜드 수요는 전체 판매의 20%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초기 다수파 구입층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메인 스트림 브랜드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가격의 대중화도 필요했던 것입니다.
전기차 대중화에 앞서가고 있는 중국의 환경 규제는 캘리포니아주가 시행해 왔던 ZEV (Zero Emission Vehicle) 규제를 많이 벤치마킹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e-Axle 등 주요 부품 업체에 엄청난 지원을 하면서 육성해 왔습니다.
북경과 상해 등 대도시에는 내연기관차 신규 번호판 발급을 중지하면서 전기차 판매를 유도해 왔고, 정부와 지방정부는 구입 시 보조금도 지급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을 받은 중국 로컬 업체들은 레거시 업체보다 빠르게 소프트웨어로 무장한 디지털화된 차량을 차별화 무기로 개발했습니다.
초기 중국 전기차 시장은 3만 위안에서 10만 위안의 초소형 전기차와 테슬라로 대표되던 30만 위안의 높은 가격의 전기차로 양분됐었습니다. 그러나 BYD 등 중국 로컬 업체들은 가장 판매대수가 많은 10만에서 20만 위안 사이에 매력 있는 전기차와 PHEV 차를 투입하면서 일반인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미국, 유럽, 한국의 고객과는 다르게 중국의 전기차 고객들은 젊은 디지털 세대들이 핵심층이 되는 것도 보급률이 높은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Chasm을 극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테슬라를 제외하고 중국의 전기차처럼 소프트웨어 기술력도 없고 큰 매력도 없는 차들을 비싼 가격에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번에 전기차 관련 투자 보류를 하거나 연기를 발표한 업체와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업체는 거의 일치합니다.
GM의 Mary Barra CEO는 2016년에 최대 판매량인 천만 대 판매 후 2017년에는 유럽, 인도, 태국, 호주 시장에서 철수했고, 2018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4개 공장을 폐쇄했습니다.
2025년 테슬라를 타도하기 위하여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집중하기 위하여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막대한 투자를 했음에도 Scale merit을 실현할 수 없었고, 그 결과는 매 분기 커지는 적자였습니다.
이번에 투자 보류 조치는 값싸고 매력 있는 전기차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판매 비율이 낮은 VW, GM, 도요타 같은 업체들은 이런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그들의 경영에 크게 도움이 될까요? 매우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차를 판매하고 투자를 보류하는 돈으로 경영 성과가 좋아져 CEO의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레거시 업체들은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와 함께 전기차 판매 의무와 비율을 맞추지 않으면 막대한 벌금을 내거나 내연기관차를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는 재앙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영국은 내연기관 판매 금지 시점을 2030년에서 EU와 동일하게 2035년으로 연기했지만 내년부터는 전체 판매의 일정 비율을 전기차로 판매해야 한다는 규제를 만들었습니다.
전기차 판매 비율은 내년 22%부터 시작하여 2028년에는 52%, 2030년에는 80%를 달성해야 합니다.
규제를 만족하지 못할 경우 테슬라나 폴스타 등 전기차만 생산하는 업체로부터 크레딧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만 대당 1만 5천 파운드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전체 판매 대수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을 업체별로 계산해 보면 테슬라를 비롯하여 BMW 벤츠까지는 22%를 만족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17%, 현대차, 기아는 각각 16%로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 있습니다. 그러나 포드 2%, 도요타 1%는 규제치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대로 2024년에 전개된다고 가정하면 규제치를 만족하지 못한 업체들의 벌금 총액은 24억 파운드 (3조 8,800억 원)나 됩니다.
업체별로 예상되는 벌금 액수는 포드가 6,847억 원으로 가장 많고, 도요타가 5,571억 원, 그리고 기아도 1517억 원 정도 내야 할 상황이 됩니다.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미국 자동차 수요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는 일찍부터 ZEV 판매 의무 규제를 도입해 왔습니다.
2026년부터 ZEV 판매 의무 대수 비율을 강화하여 2035년에는 100% 전기차만 판매해야 합니다.
이 규제를 만족하지 못하면 대당 2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영국의 ZEV 규제와 다른 점, 첫 번째는 PHEV 차도 ZEV로 인정은 됩니다. 그러나 PHEV의 대수는 ZEV 차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다른 점은 규제 대응 미달 시 타사로부터 크레딧을 사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올 3분기까지 ZEV 판매 비율은 현대차가 24.2%, 벤츠가 20.7%로 높고, 도요타는 5.1%, 혼다는 0%로 가장 낫습니다.
도요다의 경우 PHEV의 판매 대수 제한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2.2% 정도밖에 안 되고 있습니다.
2025년이 되면 현대차와 도요타 혼다는 현지 생산 전기차를 판매하여 7,500달러의 인센티브 수요의 자격도 생깁니다.
강화된 ZEV의무 규제는 2025년 하반기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말은 지금부터 1년 반 이내에 도요타와 혼다는 한두 차종의 전기차로 30% 이상 판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어렵게 보이지 않습니까? 올해 판매 상황을 근거로 강화된 ZEV의무 규제에 적용했을 때 상위 10개 업체가 내야 할 벌금액은 43억 달러나 됩니다.
도요타는 1조 7,660억 원, 기아도 3911억 원 정도를 내야 하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규제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완화했던 배출가스 규제도 강화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국 EPA는 CO2 배출량을 2032년에 2026년 대비 50% 이상 삭감하는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매년 10% 정도의 CO2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 도요타의 경우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누계 6천500만 톤의 CO2 크레딧 구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금액은 5년간 5천억 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중국과 더불어 유럽의 CO2 규제도 엄격합니다. 25년부터는 현재의 규제치인 95g보다 81g으로 더 강화됩니다.
참고로 아래 표는 독일의 10월 각사별 차종별 CO2배출량을 산술 평균한 값입니다. 규제의 대상이 되는 기업 평균값과는 차이가 있지만 각 사별 CO2 배출 가스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전기차를 제대로 팔지 못하는 VW이나 HEV로 중무장한 도요타는 전기차와 PHEV 비중이 높은 현대차, 기아보다 CO2가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의 벌금액은 규제치 초과 g수 x 전체 판매대수 x 95유로입니다.
유럽에서 도요타는 올해도 벌금이 예상됩니다만 올해 기업 평균 CO2 배출량이 규제치 95g을 만족했다고 가정하고 그대로 2025년에 판매한다고 한다면 벌금 예상액은 11억 9,700만 유로 1조 6,900억 원이나 됩니다.
이처럼 전기차를 적극적으로 팔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벌금 폭탄을 맞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유럽에 진출하여 판매 대수를 늘리고 있는 테슬라나 폴스타 BYD 등 중국 업체로부터 크레딧을 구입해야만 할 것입니다.
레거시 업체들은 이미 더 피할 구석이 없어 보입니다. 미국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어 다시 환경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것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로 전기차를 팔게 되면 벌금을 내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것이고,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에게 좋은 일만 시키게 될 것입니다.
레거시 업체에 필요한 것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있는 전기차를 구입하기 쉬운 가격대로 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차의 개발은 테슬라나 중국 업체들을 따라가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사면초과에 빠진 레거시 업체들의 향후가 궁금해집니다.
출처: 전기차 투자 보류, 연기하는 테슬라를 제외한 VW ,GM, 포드, 도요타에 큰 재앙이 닥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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