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일본자동차들의 침몰

2023. 12. 5. 15:28전기자동차

2016년 이후 중국시장에서 한국, 미국, 프랑스 자동차 업체들의 몰락 이후에도 2020년까지 중국 시장을 주도했던 독일, 일본 업체의 자동차 판매는 이후 급격하게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에서 독일과 일본자동차 업체들의 년도별 마켓셰어

2년 반 사이에 독일, 일본 업체들의 마켓셰어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를 세울 적당한 브레이크 장치가 없어 보입니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는 NEV의 판매는 21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승용차 10대 중 3대 이상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의 년도별  NEV 점유율

NEV 판매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중국 로컬 업체들의 마켓셰어는 20년 대비 두 자릿수로 성장하면서 곧 50%를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1~2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 뉴스는 중국 품질에 대해 “그러면 그렇지 중국 제품이 어디 가겠어”라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중국 전역에 충전소도 많이 세워졌다고 하지만, 한 번 충전하는 데 4시간 이상 걸린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치열한 판매 경쟁으로 할인 판매에 업체별로 푸시 판매가 계속되면서 중고차가 넘쳐나는 현상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다 보니 레거시 업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들면서 닛산 같은 경우는 올해 사업 계획을 대폭 축소하고 있습니다.

 

레거시 업체들의 영업이익 감소

중국 시장에서의 도태는 현지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현지 업체와 합병을 해소하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로컬 업체와 합병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구형 모델 중심으로 상품을 전개해도 많이 팔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로컬 업체들이 부상하면서 2018년부터 합병을 해소하거나 철수하는 업체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신상품을 제때 론칭하지 못하고 브랜드가 약했던 일본의 스즈키와 PSA, 르노 같은 프랑스 업체가 제일 먼저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야 했습니다.

 

중국에서   철수한 자동차  OEM 들

이들보다 덩치가 크지만 여전히 브랜드 이미지가 약했던 현대차 그룹, 포드 등은 아직 발을 담그고는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레거시 업체들의 중국시장에서의 패인은 브랜드 전략 없이 양에 의존한 판매 전략과 중국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한 데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에 180만 대까지 팔았던 현대차 기아는 2021년부터는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급기야 현대차는 북경 1 공장을 Li Auto에 매각하였습니다. 2 공장도 올해 6월 매각하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현대 기아차 연도별 판매량

양사는 그동안 여러 가지 대응 전략을 내놨지만, 중국 시장 변화의 핵심 문제점을 개혁하지 못하면서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렸습니다.

포드도 16년 127만 대에서 22년에는 61% 감소한 49만 6천대까지 추락했습니다.

 

Ford의 판매량 감소

2022년 중국 비즈니스로 5억 7,200만 달러 적자였기 때문에, 금년 들어 포드는 1300명의 종업원을 감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포드는 중국 사업을 완전히 상용차, 전기차, 그리고 수출 기지로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으로 리셋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한국, 프랑스 업체들의 판매 감소 부분은 브랜드 파워가 강했던 일본 업체가 그대로 흡수하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의 침몰도 시간의 문제로 보입니다.

닛산은 2019년부터, 혼다는 2021년부터, 도요타는 2022년부터 판매 감소로 돌아서면서 침몰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중국시장에서의 일본 자동차  OEM 들의 연도별 판매량

일본 업체들이 중국에서의 침몰의 시작은 시장의 변화를 오판한 경영진에 있었습니다.

 

일본 자동차  OEM 들과  BYD 의 중국시장 판매량  (2023 년  1~7 월 )

특히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우선하는 속내를 감추기 위하여 전방위 전략이라 포장하여 전기차 개발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중국 정부의 채찍과 당근 정책을 오판했고, 고객의 취향 변화를 읽어내지도 못했습니다.

또한 로컬 업체의 개발 스피드와 개발 능력을 무시한 부분이 가장 큰 패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내연기관차로는 독일과 일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전기차 육성 정책을 오래전부터 시작해 왔습니다.

 

정부의  NEV  육석정책 변화

전기차 보조금 지원 등의 당근과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채찍을 함께 써왔습니다.

전기차 구입에 대한 보조금은 2010년부터 개시되었지만, 지방정부의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2014년까지 전기차의 생산과 판매는 그야말로 미미했습니다.

지방정부가 제대로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은 데에는 정치적 배경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석유가스 재벌 회장이고,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주영강(周永康)이 석유회사 이권을 위하여 전기차 보급을 간접적으로 방해했었습니다.

 

재판을 받고 있는 주영강 (周永康)

그가 부패 혐의로 숙청된 이후, 지방정부들이 보조금을 지원하게 되면서, 2014년은 NEV의 원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보조금이 40% 감액된 19년, NEV 판매가 감소하자, 도요타는 자기들이 판단이

맞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시나리오를 미리 대비한 듯, 중국 정부는 전체 생산량의 10%를 NEV로 생산한다는 규제와 함께, CAFE, 즉 기업 평균 연비 규제를 강화하는 채찍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하이브리드차를 전기차로 규정하여 혜택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에는 도요다가 19년 4월, 20년 이상 축적한 하이브리드 관련 기술을 2030년까지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공개하면서 로비한 부분도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연비차 혜택으로, 도요타와 혼다의 하이브리드 차의 21년 판매는 전년 대비 43% 증가한 58만 6천대까지 확대되면서, 도요타는 의도대로 된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로컬 업체들의 공세와 테슬라의 신차 공세는, 지금까지 레거시 업체들의 경쟁 우위 요소였던 브랜드와 첨단 엔진 기술을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홍광 미니 EV

중국의 전기차는 600만 원대의 홍광미니 EV가 대표하는 10만 위안 이하의 초저가 전기차와 테슬라, Nio 등이 주도한 25만 위안, 30만 위안의 고가격 전기차 시장으로 양분되어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도요다의 가솔린 차는 운 좋게도 10만 위안에서 25만 위안의 가격대에 있어서, 이들의 공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당분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들

그런데 여기에 BYD는 일본 차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를 가장 먼저 공략했습니다.

독자 기술인 DM-i를 적용한 PHEV를 코롤라 하이브리드 보다 낮은 가격으로 설정했습니다.

 

BYD의 DM-I 기술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BYD의 PHEV는 내연기관차의 장점과 전기차의 장점도 갖고 있고, 코롤라보다 싸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가솔린 가격을 절약할 수 있는 등의 좋은 점이 너무 많아지면서 구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BYD는 테슬라처럼 거대한 수직 통합 전략과 함께, CTB (Cell To Body) 기술을 적용한 LFP를 사용한 블레이드 배터리와 e-Plattform3.0을 사용하여 저가격의 신차들을 공격적으로 론칭하면서 가격 파괴를 선도해 왔습니다.

 

BYD의 중간가격대 (1-~25만위안) 파괴

2022년 업체별 판매 차량의 평균 가격 랭킹을 보면, 도요다의 가격은 업계 평균 가격 대비 낮았습니다.

 

2022년 업체별 평균 가격 순위

가격 파괴를 주도한 BYD와의 가격 차이도 그다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고객 입소문과 관련된 SNS의 언급량에서도 BYD는 2022년 처음으로 도요타를 앞섰고, 판매도 앞서게 되었습니다.

 

각종 SNS에서 자동차 브랜드 언급량

브랜드 이미지 변화를 조사한 데이터를 보면, 도요타 몰락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중국시장에서 자동차 OEM들의 브랜드 이미지 포지션 변화

테슬라는 선진성과 하이테크 이미지를, BYD는 새로운 운전 경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데 반하여, 도요타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해 왔던 이미지를 테슬라와 BYD에 다 빼앗기고 있습니다.

도요타에 남아 있는 가솔린 엔진 이미지도 긍정보다는 부정의 이미지만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로컬 전기차들은 소프트웨어와 통신기기를 탑재하여 자율운전과 엔터테인먼트 등의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커넥티드 스마트카 개념, 즉 SDV를 레거시 업체들보다 일찍 도입하면서 고객의 구입 고려 요소를 확 바꿔버렸습니다.

 

중국 Nio 의 차량용 AI “Nomi”

스마트폰 생활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차량에서도 이러한 경험을 원하고 있는데, 도요타가 내놓은 전기차에서는 디지털 경험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내연기관차 개발 연장선상에서 만든 차는 이제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주도하여 개발한 차와 경쟁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테슬라가 아이폰이라면, BYD는 안드로이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BYD의 전기차는 싸고 사용하기 쉬운 이미지가 되고 있는 반면, 도요타 차량은 피처폰 수준의 있다는 것입니다.

도요타뿐만 아니라 전기차 개발을 일찍 시작했던 폭스바겐 등이 중국 시장에서 침몰하는 이유는 이 SDV 기술 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데 있습니다.

 

각 자동차 OEM 들의 소프트웨어 개발 현황

폭스바겐은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방법은 아무리 해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판단하여, 샤오펑 등으로부터 기술을 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꿨습니다.

도요타는 26년에 가서야 SDV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인데, 그동안 중국 시장을 대응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어 보입니다.

중국 시장과 함께 도요타에게 매우 중요한 또 하나의 동남아 시장도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태국 시장에서의 년도별 중국 EV수출증가율 (좌), EV 마켓셰어 (2023년 1분기)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은 이미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도요타의 개발 방식, 조달 방식은 현대차를 포함한 레거시 업체들의 장점이 되어 왔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단점이 되고 있습니다.

BYD처럼 수직 통합을 전개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로, BYD처럼 싸게 만들 수 있는 방법도 현재로는 없습니다.

도요다는 2026년 이후 새로운 플랫폼으로 테슬라, 샤오펑 등이 이미 적용하고 있는 기가 프레스를 도입합니다.

 

도요타는 뒤늦게 모듈러 구조를 도입하기로 결정

또한 컨베이어 방식을 없애는 조립 방법 혁신을 한다고 합니다.

 

도요타가 발표한 새로운 조립방식

그러나 앞으로 2년은 과거 2년보다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인데, 도요타는 이 시간 동안 내연기관 파생 플랫폼으로 CTB 기술도 적용하지 못하는 전기차를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플랫폼 제작을 파괴하는 테슬라와는 달리, 현대차와 도요타는 2세대 플랫폼으로 2026년 이후 승부를 본다고 하고 있습니다.

 

리어와 프론트를 기가캐스팅 구조로 개선한 테슬라

그러나 이미 테슬라는 천 달러 이하의 e-Axle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고, 2024년부터 Unboxed Process라는 조립 방법 혁신으로 제조 원가를 50% 절감한다고 합니다.

 

테슬라는 1000달러 이하의 e-Axle을 적용하겠다고 발표 (좌), 2024년부터 적용하는 Unboxed Process (우)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서 침몰하기 시작한 일본 업체들 중, 닛산은 남아도는 공장 생산 능력을 수출 기지로 검토하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도요타는 이미 1000명의 종업원을 감축하고 현지 개발 능력을 강화한다는 조직을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은 제약되어 있습니다. 2026년, 2027년까지 도요타가 침몰되지 않도록 기도하는 일과 지금 한창 개발 중인 전고체 전지로 게임 체인지를 노리는 정도만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출처: 중국 시장에서 침몰하는 도요타, 생존 방법이 안 보인다.

https://www.youtube.com/watch?v=GFMlSblnkz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