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8. 09:08ㆍ전기자동차
미국 대선은 선거전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전기차는 훌륭하다며 기존의 부정적인 입장을 누그러뜨려 왔던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트럼프가 그동안 공약으로 내걸었던 수입차 관세 인상, 환경 규제 완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 폐지 등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로 실현되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합니다.
미국 자동차 판매는 코로나와 반도체 부족 사태에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2019년 수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체별로 자동차 재고 수준은 도요타, 혼다, 스바루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잘해왔던 기아를 포함하여 이상적인 재고 일수인 60일을 대부분 넘기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업체별 가격 할인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10월 전 업체 평균 할인 금액은 전년 동월비 71%가 증가한 3149달러였습니다.
Table 1 2024년 10월 자동차 업체별 판촉비
전통적으로 인센티브를 적게 사용했던 도요타 혼다 스바로의 가격 할인 금액도 전년비 크게 증가했지만 타 업체 대비는 낮은 편입니다. 가장 낮은 할인 판매를 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던 KIA도 재고 증가와 함께 전기차에서 대폭적인 할인 판매를 하다 보니 3573달러까지 올라가면서 2019년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전기차 판매가 둔화하면서 하이브리드 판매가 호조인 도요타 혼다 포드와 함께 공급 정상화가 된 스바루는 증가했지만 GM과 현대차 그룹은 약간 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빅 3 중 하나인 스텔라티스는 크게 감소하면서 닛산과 함께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전기차 판매는 캐즘의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할인 판매와 리스 판매 우선 정책으로 1~9월간 전년 대비 8.7% 증가했습니다.
Table 2 2024년 1~9월 자동차 업체별 전기차 판매 현황
현대차 그룹은 공격적인 전기차 판매로 그동안 내연기관에서 상대적으로 약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전기차에서 조기에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도요타와 혼다의 전기차 판매도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는 가운데 강력한 리더인 테슬라는 감소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전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을 2030년까지 50%, 2032년까지 67%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 억제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테슬라는 그 수혜를 가장 크게 받아 2021년 11월 시가총액이 1조 2천억 달러 이상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 접어들면서 선발 주자로서의 우위는 점차 약화되어 2024년 1~9월간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마침내 50%도 무너졌습니다.
해리스가 대통령이 된다면 테슬라는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도 있어서 일론머스크는 트럼프에게 승부를 던졌다고 보입니다.
미국 우선주의 관점에서 연방 정부의 전기차 산업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공언을 해온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이 테슬라의 생존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테슬라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유리하게 작동할까요?
일론머스크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전기차 전략은 폐기하지 않고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에 맞춰 수정하거나 축소될 것으로 봤습니다.
우선 전기차 추진의 근거법이 되고 있는 인프라법과 인플레이션 억제법을 개정하거나 일부 폐지하기 위해서는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해야 하고 트럼프 안 열렬하게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장악했지만 이 법들이 과 양당이 합의 하에 이루어진 것이라 열렬하게 대통령을 지원해 줄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신설되는 전기차 공장이나 배터리 공장,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이 많이 입주한 남부주에서 선출된 의원들과 지역 공화당 주지사 및 지자체장들이 반대를 눌러야 하는데 아무리 트럼프라 해도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제2기 트럼프 행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수정 사항을 현행 근거법이나 규제에 추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는 통상적으로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아야 할 외국산 전기차를 리스로 구입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현행 허점을 막는 동시에 외국산 전기차의 관세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대차와 도요타 등이 미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여 전기차를 판매하는 전략이지만 노조와의 협의 사항과 자국 내 고용 상황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대차는 울산의 전기차 전용 공장도 건설하고 있고, 도요타도 기가프레스 등의 설비를 일본 공장에 집중하고 있는 등 자극 고용을 고려한 전기차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세 인상은 트럼프 1기 때 추진하다가 도요타 등의 강력한 로비로 보류되었지만, 경제 살리기를 들고 나온 트럼프 2기에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관세율을 어느 정도로 부과할지는 모르지만 트럼프라면 25% 정도를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예 경쟁이 어려운 데다 여기에 수입 전기차를 리스 판매할 때 인센티브마저 없애버린다면 한국이나 일본에서 미국으로 전기차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됩니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산 전기차 보호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테슬라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 등이 멕시코의 공장을 건설해서 낮은 관세로 전기차 완성차를 미국에 수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관세 1 10%를 부과한다고 해왔습니다.
그 대신 꼭 미국에 팔고 싶다면 미국 내에 공장을 건설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고 압박해 왔기 때문에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GM, 포드, 기아와 일본 업체들보다는 이 역시 테슬라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테슬라는 멕시코의 저가격차를 생산하기 위하여 공장을 준비해 왔지만, 최근 테슬라는 2만 5천 달러 차 개발 대신 사이버 캡으로 전략을 전환했기 때문에 이 규제가 도입되어도 테슬라는 큰 상관이 없게 될 것입니다.
BYD의 입장에서는 스텔란티스의 한 브랜드를 인수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고, 미국 내 현지 공장 건설 방안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BYD가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부품 전부를 미국으로 보내 조립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북미에서 부품 조달하여 차량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여기에 또한 미국 상무부가 중국의 커넥티드 기술에 사용한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BYD가 미국에서 공장을 짓는 것은 어렵다고 보입니다.
유럽에서 야금야금 마켓셰어를 증대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공략 대상이 한 한국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미국 정부의 규제는 미국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에게도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규제로 인하여 중국 업체들은 유럽과 일반 시장에서 기존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레거시 업체들을 더욱 공략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미 태국에서 전기차를 앞세운 BYD 공세가 현실적으로 성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충전소 건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 조건을 강화함으로써 이미 수직 통합적으로 충전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한 테슬라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선거 기간 나온 말대로 일론머스크를 장관이나 고문으로 기용하게 되면 테슬라의 라이벌 외국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 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CO2, 배출가스 등 환경 규제는 어떻게 될까요?
바이든 정부는 대선을 앞두고 시호트 규제를 완화하는 안을 확정했습니다.
그럼에도 2027년 Model year 규제를 대응하려면 2026년 하반기부터 전기차 판매 비율을 24% 이상 판매해야 합니다.
Table 3 CO2 규제 대응 3가지 시나리오
그러나 트럼프는 풍부한 석유와 가스 공급으로 에너지 가격을 낮춰 미국 경제를 번영시키는 것이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살리는 경제 살리기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에 집착해 땅을 파면 싸게 살 수 있는 휘발유 자동차까지 금지하려는 민주당 정권의 정책은 트럼프가 보기에는 극단적이라고 봐왔습니다.
따라서 제2기 트럼프 정부에서 자유시장 사상에 입각해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가 공존하는 자동차 시장을 지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하이브리드 차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4개 정도입니다.
Table 4 2024년 1~9월 주요 4사 미국시장 P/T별 판매 믹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판매 비율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고, 혼다와 현대차 그룹이 따라가는 형국입니다.
이렇게 보면 규제 완화는 전기차보다 저렴한 휘발유차나 전기차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등의 호재이지만 전기차에는 역풍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를 일관되게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악재가 됩니다.
게다가 트럼프는 1기 대통령 재임 중 환경 선진주인 캘리포니아가 연방 정부보다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를 독자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하려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를 연방법원에 채소하고 임기가 만료되는 사이에 캘리포니아 주는 ZEV 규제를 법안으로 확정해 버렸습니다.
전기차 판매 의무 비율을 상향했고, 매년 강화되어 35년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합니다.
보수화되는 연방 대법원이 트럼프 공화당의 주장을 전부 인정하기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만 결정된다면 이것도 오히려 테슬라에겐 큰 부담이 될 것입니다.
미국 내 최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도요타, 현대, BMW, 리비안 등의 전기차 판매는 성장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12%나 감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설령 새 정부에서 환경 규제를 재검토한다고 해도 이 법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립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연비 규제 수정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연비 규제 최종안 발표까지 3년 2개월이나 걸렸습니다.
이 같은 속도라면 트럼프가 변경하려고 해도 29년형 모델 이후부터 적용됩니다.
다음 2028년 대통령 선거에서 정책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어 각 사의 전기차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 업체가 CO2 규제를 대응하지 못하면 미 환경보호청은 대당 최대 4만 5268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만약 규제를 완화한다 해도 선거운동을 주도한 일론머스크의 테슬라가 최소한 쇼트 크레딧 판매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일론머스크가 누리는 것은 이런 것보다는 로봇 택시 운행에 대한 미국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언한 대로 2026년에 사이버 캡을 개발한다고 해도 운행 지침이나 형식 인증 등 프로세스가 마련되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가격 전기차를 포기하면서 전기차 업체에서 AI 업체로 리포지셔닝 한 테슬라가 또 다른 높은 성장을 위해서는 개발 시간과 정부 승인을 얻는 시간 단축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일론머스크는 이 모든 것을 간파하고 아마 인생 최대의 베팅을 했다고 보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상황이고, 미국의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세계 최고라 그렇게 빨리 실현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테슬라의 팬이 대부분 민주당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그동안 일론머스크의 언행에 불만을 많이 가져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일론 머스크가 공화당을 지지하다 보니 이들 팬들의 재구매 비율은 확실히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현재의 내연기관 픽업을 버리고 테슬라의 전기차를 살 것 같지도 않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출처: 트럼프 2기, 테슬라, 도요타, 현대차 등 자동차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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