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8. 17:20ㆍ전기자동차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HEV) 차량 판매가 늘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 차량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을 포기하고 전기차로 경쟁 축을 바꾸면서 당연히 내연 기관을 포기한 것으로 보였지만 지금 중국 업체들은 세계 최고의 열효율을 자랑하는 엔진 개발과 하이브리드 전체 시스템을 크게 개선하여 항속거리를 2천 킬로미터 이상 실현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 NE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시장 동향과 기술 개발 경쟁 현황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중국에서는 NEV (New Energy Vehicle)라고 부르는데 작년 판매는 전년비 35.5%가 증가한 1286만 대였습니다. NEV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9%나 되었습니다.
전기차 판매는 전체 NEV의 60%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많지만 전년비 증가율은 15.5%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년비 83.3%로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차량 전체 판매에서 중국 시장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비율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환경 규제가 강한 캘리포니아 주의 비율과 비교했을 때도 엄청 높습니다.
그렇다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절대 강자는 누구일까요?
세계 최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개발했던 BYD는 중국 정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그먼트에서 61%의 마켓셰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위인 Geely의 9%와는 엄청난 차이를 벌이고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용으로만 사용되는 EREV (Extended Range EV)라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세그먼트도 있습니다.
이 세그먼트에서는 중국의 테슬라를 꿈꿔왔던 Li Auto가 42%의 마켓셰어를, 화웨이와 SERES가 공동으로 만든 AITO가 31%의 마켓셰어를 차지하면서 이 세그먼트를 양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PHEV의 증가 이유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서 판매가 거의 없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가 중국 시장에서 이렇게 다양하게 많이 팔리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중국에서의 전기차 판매는 1, 2급 도시에서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남북과 동서로 기후 차이가 있고 겨울이 혹독한 북부 지역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소득 수준이 낮은 지방에서는 전기차를 구입하는 것이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기차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주행 거리가 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가 현실적인 대안이 되고 있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니다.
여기에 100개가 넘는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가격 전쟁을 하다 보니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차량 가격이 훨씬 싼 배경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싼 수준일까요?
BYD의 친 플러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격은 도요다의 1.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Corolla 비 46%나 쌉니다.
여기에 연비도 더 좋고 구입세도 10% 면제되는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안 살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요다는 최근 RAV4의 형제 차라고 할 수 있는 Wildlander의 자연흡기 엔진 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을 4만 4천 위안 약 874만 원을 인 했지만 판매 부진을 타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레거시 업체들은 중국 업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정책과 저가격 정책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이들의 마켓셰어는 계속 감소하여 작년에는 35%로 축소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업체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을 어떻게 개발하고 조달하는지, 배기량과 기통수의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고, 엔진의 열효율은 어느 정도로 우수한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엔진은 지금까지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자체 개발을 고집하면서 브랜드 성격을 규정하면서 시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들 기술을 쉽게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하여 NEV로 전환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 NEV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이 필요했습니다.
이 전용 엔진을 조달하기 위하여 BYD, Geely, 상해기차 등은 독일, 일본의 은퇴 기술자들을 대거 고용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연소 효율을 실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반면 EREV를 전문으로 한 Li Auto, AITO, 그리고 Leapmotor는 엔진 성능보다는 코스트를 중시하여 엔진 생산 전문 업체로부터 조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Li Auto는 동안동력 (東安動力)이라는 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있는데, 샤오펑도 이 업체로부터 조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AITO는 SERES의 자회사인 중경 소강 동력(重慶小康動力)에 대해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이들 엔진의 연소 효율은 41% 수준 이하로 BYD 엔진과 비교하면 떨어집니다.
이런데도 이들이 이러한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엔진이 발전용만으로 사용되고 차량의 주행 성능이나 승차감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주효했습니다.
대신 이들은 자율주행 기술과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 창출의 집중하는 전략을 우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이 성공하면서 두 업체는 흑자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직접 개발하거나 조달하는 엔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엔진은 4 기통으로 배기량이 1.5리터인 자연흡기 엔진과 터보 엔진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배기량이 1.5리터를 넘으면 세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저가형에서 보급형 차에는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고가의 중대형 차에는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기통수를 4기통으로 하는 이유는 3 기통 엔진이 연비 면에서는 분명 우수하지만 진동과 소음이 많다고 생각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도요는 중장기 하이브리드 엔진 전략의 일환으로 연비 특성을 중시한 현 3 기통 1.5리터 엔진을 쇼 스트로크의 4 기통으로 새롭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3기통의 롱 스트로크 대신 4 기통의 짧은 스트로크 엔진이 엔진 전고를 낮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토요다의 새로운 1.5리터 자연흡기 엔진은 기존 대비 전고와 부피를 각각 10%씩 줄여 차량의 프런트 후드를 낮출 수 있었다고 합니다.
프런트 후드를 낮추면 공기 역학 성능이 향상되어 연비를 최대 8%로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3 기통에서 4 기통으로 변경하면서 연소 효율이 떨어지는 것보다 프런트 후드를 낮춘 연비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과거 엔진 성능의 우수성은 보통 엔진의 최고 연소 효율로 평가되곤 했습니다.
BYD와 Geely 기술 개발과 함께 홍보전까지 하면서 연소 효율 경쟁에 목숨을 건 듯합니다.
경쟁은 비와이디가 24년 5월 말에 5세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디엠 5.0 발표 이벤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BYD들은 이 자리에서 이 전용 엔진의 최고 열효율이 세계 최고인 46.06%라고 발표했습니다.
Geely는 웨이보에 우리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의 열효율은 46.1%라고 즉각 대응했습니다.
그 후 광주 모터쇼에서는 46.5%라고 더 높여 발표하면서 글로벌 레거시 업체들이 20년 전에 했던 스펙 전쟁을 재연했습니다.
이러한 발표 결과에 놀란 것은 글로벌 레거시 업체였습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정말 46%가 나올까 확인하고 BYD 차를 사서 검증 시험을 했다고 합니다.
43%까지 확인했다는 엔지니어도 있었고, 45% 후반까지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토요다와 혼다의 연소 효율이 41%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BYD와 지리의 엔진 연비는 평가할 만합니다.
BYD가 열효율 46.06%를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은 큰 비장의 기술보다는 레거시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압축비를 16대 1까지 높인 것이라고 합니다.
압축비가 높을수록 이론적 열효율은 높아지지만 압축비를 높이면 압축 온도와 연소 온도가 높아지면서 노킹이나 이상 연소가 발생하기 쉬워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BYD는 레거시 업체들이 개발한 것처럼 실린더 내에 강한 텀블 흐름을 만들었고, 스트로크:보어비를 1.28로 하는 등 롱 스트로크화를 실현했습니다. 여기에 30%의 높은 EGR 비율 실현 등의 대책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런 기술 적용으로 중국 업체의 엔진 최고의 열효율은 레거시 업체의 엔진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그 값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정 조건에서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행 시간이나 거리, 가감속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주행 상태가 바뀌면 열효율을 높일 수 있는 조건에서 벗어나 연비 성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중국 업체의 8개의 차종과 일본 업체의 2개 차종을 비교한 것입니다. 가로축은 WLTC로 변환한 연비를, 세로축은 엔진 최고 연료율을 표기했습니다.
이 자료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중 차가 열효율이 높은 것에 비해 다 연비가 크게 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Li Auto와 AITO 차량의 엔진 수준은 레거시 업체들을 따라 한 중국 업체에서 만든 엔진이기 때문에 열효율은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40.5% 41%이기 때문에 연비가 좋지 않은 부분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토요다와 혼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의 최고 열효율도 모두 이들과 비슷한 41%입니다.
반면 동풍기차의 풍신 L7 엔진의 열효율은 45.18%로 높지만 연비는 도요다의 RAV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비슷합니다.
또한 JAC의 QX 엔진 열효율도 43.04%로 높은 편이지만 연비는 혼다 어코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보다 떨어집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리 은하의 성함 7과 BYD의 Qin L의 연비는 각각 동급 경쟁차인 도요다의 RAV4와 혼다 어코드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비보다 훨씬 우수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 차이가 더해진 것이 이들의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뒤처진 전기차와 SDV 개발에 더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연비와 가격도 레거시 업체들에게 큰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전기차 켜짐 현상으로 유럽과 일반 지역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 판매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로 하이브리드 차 판매 대응에도 한계가 있어 가격이 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에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대차를 포함한 레거시 업체들이 이에 대응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출처: 중국 업체의 PHEV 전용 엔진 열효율은 사기인가, 세계 최고 수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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