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배터리 2030+ 전략: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 BIG (Battery Interface Genome)

2022. 12. 22. 10:42배터리/배터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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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계면은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그 특성과 형성의 비밀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 제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현재 배터리 설계와 생산은 주로 재료와 그를 다루는 공정에 주로 치우쳐져 있다.

유럽은 Battery 2030+을 통해 초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목표하에 재료개발과 더불어 계면연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들이 계획한대로 AI기술을 사용해 재료와 계면의 특성을 파악하고 정확히 예측하는 시스템을 완성하게 된다면 배터리의 설계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시스템은 배터리의 설계와 생산에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사용중인 배터리가 수명열화나 안전성의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배터리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배터리의 이상신호를 미리 예측하고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자가 복원물질 (Self-healing material)을 방출해 치료하게 될 것이다.

 

미지의 영역

Genome은 일반적으로 한 개체의 특징을 결정하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체를 의미한다.년부터 진행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는 인간 게놈에 있는 약 32억 개의 염기쌍의 서열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중국,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6개국이 공동 진행한 프로젝트로 2003년 완성되었다. 이를 통해 알아낸 유전정보는 질병진단, 난치병예방, 신약개발, 맞춤형 치료등에 이용되고 있다.

생물의 게놈처럼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는 첫 번째는 재료이고 두번째는 재료들 사이에 존재하는 계면(Interface)이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배터리에 사용하기 위해 미리 연구해서 선택된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특성들이 밝혀져 있는 상태이다. 반면에 계면은 각재료들이 온도, 전압, 전류, 시간등의 다양한 변수들과 만나 재료와 재료사이의 공간에서 다양한 반응물을 만들어 내고 이 반응물들이 또 다른 반응들을 만들어내는 복잡한 영역이다.

배터리 2030+에서는 이러한 배터리 계면의 복잡성을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빗대어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 (BIG (Battery Interface Genome)이라 명명하고 배터리 계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반응을 밝혀내 역설계 (Reverse engineering)방법으로 초고성능 배터리를 설계 제조하는 데 사용하고자 한다.

앞서 설명한 MAPAI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배터리 개발을 수행하는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BIG는 배터리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계면(Interface)의 형성과 역학을 예측하고 제어하는 데 필요한 이해와 모델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터리 2030+ 3가지 테마와 6가지 연구 영역

테마 연구영역
1 배터리 인터페이스 및 재료 발굴의 가속화 (Accelerated discovery of battery interfaces and materials) 재료 가속 플랫폼: MAP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 BIG (Battery Interface Genome)
2 스마트 기능의 통합 (Integration of smart functionalities) 센싱 (Sensing)
자가복원기술 (Self-healing)
3 공통연구분야 (Cross-cutting area), 제조용이성 (Manufacturability)
재활용성 (Recyclability)

배터리의 계면에대해 많이 알려진 것은 음극활물질과 전해질 사이의 계면인 SEI(Solid Electrolyte Interface)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양극활물질과 전해질사이의 계면인 CEI (cathode Electrolyte Interface), 세퍼레이터와 전해질, 양극집전체인 알루미늄, 음극 집전체인 구리와 음극 활물질, 바인더와 양음극 활물질, 도전제와 양음극 활물질등 배터리에 사용된 재료들 사이에는 계면이 존재한다.

이러한 계면들에서 이온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계면에서 반응이 일어날 때 전자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규명하여 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다면 이것을 근거로 배터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역설계가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계면에서의 반응을 규명하기위해서는 시공간 특성뿐 아니라 원자단위부터 미크론 단위를 포함하는 Multi scale의 물리 및 데이터 기반 모델들이 결합 되어야한다.

전고체 전지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면들

1) 개발 현황

리튬 이온전지에서 가장 오래 연구되어온 계면은 SEI (Solid Electrolyte Interface)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SEI는 음극과 전해질사이에서 생성된다.

리튬이온 개발 초기 계면의 특성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없었던 시기에는 SEI가 배터리의 수명을 제안하고 안전성에 영향을 미치는 제한요소라 생각되어 이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서 SEI가 안정된 형태로 음극 표면에 형성이 되면 배터리의 수명을 안정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SEI 형성의 개략도

그러나 계면의 형성과 구조, 기능들은 여러 공정을 거치며 전해질 조성, 전극 재료의 구조, 외부조건인 온도, 전압, 전류 등 다양한 반응을 통해 복잡하게 생성된다. 게다가 전극 및 전해질의 벌크 치수(~μm)와 비교하여 계면은 훨씬 더 작을(~nm) 뿐만 아니라 계면 반응은 주변 환경에 의해 쉽게 가려지기 때문에 실험 및 계산을 통해 계면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정밀도가 높은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이것을 해결하기위한 많은 도전이 진행되었고 진행 중이지만 아직 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의 전기화학적인 특성과 형성 메커니즘들은 여전히 간접적인 추론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영역이다.

그러나 계면의 기능을 이해하고 계면의 형성과 특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재료개발과 더불어 초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는 핵심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2) 실험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

지금까지 계면에 대한 연구는 계면의 화학 및 형태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을 위주로 발전해 왔다.이러한 방식으로 알게 된 계면의 특성들은 공정조건을 조절하여 계면을 제어하거나 안정적인 계면을 형성하는데 효과가 있는 전해액 첨가제를 추가하거나 전해액에 반응하지 않도록 전극 표면을 코팅하는 화학적인 방식으로 배터리 개발에 적용되어왔고 이는 배터리의 성능, 안전성, 수명 등을 개선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것은 계면의 일부특성만을 알아내어 적용한 것 것일 뿐 계면에서 일어나는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인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계면의 특성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사용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시뮬레이션은 복잡한 전기화학반응을 단순화하거나 이상적인 상황을 전제로 모델링하여 실제상황을 단편적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계면 연구 기술이 발전하기위해서는 관측하기 어렵고 복잡한 계면의 반응들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방법들이 필요하고 계면에서의 반응들을 모사할 수 있는 정확도 높은 멀티 스케일 모델링들이 개발되어야 한다. 또한 이 모델링을 통해 나온 시뮬레이션 결과의 정확도를 검증할 수 있도록 많은 양의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고 분석할 수 있는 고처리량 실험 기술 (High Throughput Screening)도 개발되어야 한다.

이러한 실험들은 연구자들도 실행할 수 있지만 개발 속도의 가속화를 위해서는 앞서 MAP에서 소개한 것처럼 이 두 기술들을 AI가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3) 데이터 인프라 및 표준화된 테스트 프로토콜 구축

AI가 자율적으로 계면연구를 수행하도록 하려면 계면과 연관된 대규모의 데이터 세트를 체계적으로 수집, 처리, 분석하는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 데이터 인프라는 효율적이고 정확도가 높은 멀티 스케일 모델링을 개발하는데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실험 데이터와 멀티 스케일 모델들의 입출력을 표준화할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것은 물리 모델에 대한 공통 관측항목을 정의하고 배터리 재료의 특성과 계면 현상에 대해분류방법을 표준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표준화된 프로토콜들은 유럽 내 연구파트너들과 공유되어야 한다.

 

향후 전망

계면 설계를 위한 모델링

보통 기술 수준이 높은 배터리 회사의 경우 다양한 재료로 셀을 개발해오며 쌓아 온 데이터 베이스와 설계 및 공정 경험이 있지만 배터리를 개발하여 양산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만일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면 2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때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배터리를 설계하는 시간이다.

기존의 배터리를 설계하는 방식은 목표로 하는 성능과 결과를 얻기 위해 기존에 알려진 재료와 계면의 정보를 이용해 수많은 DOE를 진행하였다. 그나마 계면의 특성은 재료보다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아 설계에 반영하기조차 쉽지 않아 사실은 재료의 특성이 주로 설계에 반영되었다. 

이렇게 시행착오의 방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내더라도 진행할 수 있는 DOE의 숫자와 시간과 비용에 한계가 있어 모든 문제를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최종 설계를 결정하는 것은 경험을 통해 형성된 데이터와 인간의 직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MAPBIG를 통해 재료와 계면의 특성이 자세히 밝혀지고 정확도 높은 모델링이 만들어진다면 더 이상 적합한 재료를 찾아내고 배터리를 설계하는데 수많은 DOE와 평가를 진행할 필요가 없어진다.

원하는 성능과 목표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이를 가장 잘 충족할 수 있는 재료와 계면의 구조와 특성을 AI가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를 설계해내는 역설계 (Inverse design)가 가능해진다.

AI가 도출한 출력 값의 정확도가 완벽하다면 더 이상 DOE가 필요 없으므로 배터리 설계는 순식간에 이루어질 것이다. 더 나아가 이 설계의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해 시생산을 할 필요가 없이 바로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높은 정확도에 다다르는데 까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정확도가 높아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 하더라도 AI가 제안하는 재료와 계면에 대한 정보는 인간의 직관에 의존한 부정확한 결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재료 선정과 설계를 위해 실행해야 할 DOE의 숫자를 크게 주어 설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여주고 효율성을 높여줄 것이다.

이렇게 BIG-MAP를 통해 구축된 시스템이 전고체 배터리기술과 3D프린팅 기술과 결합된다면 우리는 원하는 모양과 성능의 배터리를 맞춤형으로 즉석에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BIG-MAP를 통해 구축된 시스템은 배터리의 설계와 생산에만 사용되지 않고 배터리가 실제 사용되는 중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개발자들이 아무리 배터리의 사용조건을 충분히 설계에 반영한다 하더라도 배터리는 사용조건을 뛰어넘는 상황에 노출되어 수명열화나 안전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다음 장에 소개할 센싱 기술을 통해 배터리에 내장된 센서가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이를 AI에 보내면 AI는 해당 배터리의 상태를 점검하고 예측하여 손상된 부위를 복원하도록 자가 복원물질 (Self-healing material)을 방출해 치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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