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3. 16:39ㆍ배터리/배터리 개발
Edisonian approach
전통적으로 전지를 개발하는 과정은 Edisonian approach라고 불리는 Trial and error방법을 사용하여왔다. 먼저 적합한 재료를 찾기 위해 다양한 배터리 재료업체들로부터 재료를 받아 DOE를 실시하여 적합한 재료군을 선별하고 선별된 재료들로 극판의 조성과 전류밀도, 압축 밀도, 전해액의 조성, 젤리롤의 구조등의 다양한 변수를 조절하여 DOE를 실시한다. 이러한 방법은 재료 선정부터 극판 설계까지 수많은 DOE로 셀을 제조하고 평가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보통 기술수준이 높은 배터리 회사의 경우 다양한 재료로 셀을 개발해오며 쌓아 온 데이터 베이스와 설계 및 공정 경험이 있지만 배터리를 개발하여 양산하는 데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만일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면 2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를 개선하여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기술과 AI 기술, 자동합성 로봇을 이용한 고처리량 선별(HTS: Highly Throughput Screening) 기술을 배터리 개발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처리량 선별 (HTS: Highly Throughput Screening) 기술
에디슨이 자신의 발명품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 것과 같은 Trial and error방법은 시간과 비용이 허용된다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험자가 수많은 DOE를 진행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효율성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기술이 자동 합성 로봇을 통한 고처리량 선별기술이다. 이 기술은 로봇을 이용하여 사람으로는 할수 없는 빠른 속도로 수많은 실험을 수행하여 Trial and error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이 기술은 이미 1980년대부터 제약 분야와 생화학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어 신약 개발의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였다. 인간 게놈에 있는 약 32억 개의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쌍의 서열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를 성공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하였다.
이러한 고처리량 선별 기술을 배터리 개발에 적용하여 아래 그림과 같이 다양한 전극재료와 전해액을 Array에 배치하여 테스트하는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AI, 시뮬레이션, 데이터 인프라
그러나 고처리량 선별 기술만으로는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수 없다. 제조된 각 DOE들 가운데서 최적의 설계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에는 성능과 안전성 수명 등을 평가하는 다양한 평가 항목들이 있다. 기본적인 전기적 특성과 안전성 특성들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지만 사이클 수명과 보존수명 같은 경우 장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시뮬레이션 기술이다. 직접 실험하지 않더라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각 DOE재료들의 성능을 예측하게 되면 평가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의 문제는 아직 전기화학 제품인 배터리에 대한 예측 정확도가 높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AI 기술과 데이터 인프라가 접목되어야 한다. 먼저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많이 필요한데 한 회사나 한나라의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이 진행해온 실험 데이터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오랜 시간 전 세계의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이 쌓아온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먼저는 이러한 전 세계로부터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
AI 기술은 이 방대한 데이터 가운데서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내기 위해서 필요하고 수집된 데이터가 시뮬레이션에 사용할 만한 신뢰도가 있는 데이터인지 아닌지 데이터의 정확성을 판별하는데도 필요하다.
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하려는 노력
유럽 연합의 Battery 2030+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상대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뒤쳐진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2021년에 Battery2030+전략을 발표하였다. 이 전략을 보면 총 3가지 테마와 6가지의 연구영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중 첫 번째 테마인 "배터리 인터페이스 및 재료 발굴의 가속화" (Accelerated discovery of battery interfaces and materials)가 위에 언급한 AI를 통한 배터리 개발을 포함하고 있다.
배터리의 성능을 주로 좌우하는 것은 재료이지만 재료 못지않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배터리 재료들의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결과물들이다. "배터리 인터페이스 및 재료 발굴의 가속화"에서는 이 두가지를 연구하기위해 "배터리 재료 가속 플랫폼"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 MAP)과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 (Battery Interface Genome: BIG)의 두가지 연구 영역을 정하였다.
이 두 가지 연구영역은 재료와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것뿐 아니라 위에 언급한 4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배터리를 개발하는 인프라를 구축하여 기존의 전통적인 배터리 연구방법을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orrow Batteries + Citrine Informatics
Morrow Batteries는 2020년에 설립된 노르웨이의 배터리 스타트업으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CO2 배출을 최소화하는 공장을 건립하겠다고 공언하였고 노르웨이의 아렌달 (Arendal)에 1 GWh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8년까지는 43 GWh규모로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Morrow는 올해 11월에 AI를 활용하여 재료를 개발하는 Citrine Informatics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다소 시장 진입이 늦은 불리함을 AI 기술을 통한 배터리 개발의 가속화를 통해 만회하고자 함이다.
그동안 Citrine Informatics는 자사의 AI플랫폼인 Citrine 플랫폼을 이용하여 여러 기업들의 재료 관련 개발을 도와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여 왔는데 그 영역을 배터리까지 확장하고 있다.
Morrow batteries와 Citrine informatics의 시도가 성공한다면 AI를 통한 개발 방법은 급속도로 배터리 회사들로 퍼져나가 기존의 전통적인 개발 방법을 혁신하게 될 것이다.
유럽은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 일본이 주도해온 배터리 산업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기위해 배터리 개발과 제조의 인프라를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Battery 2030+에서 언급하고 있는 "로봇을 통한 고처리량 선별기술", "정확도 높은 시뮬레이션 기술", "AI 기술", "데이터 인프라"의 4가지 혁신적인 배터리 개발 인프라가 성공적으로 유럽에 구축된다면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은 유럽으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기술분야는 어느 분야보다도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에 의해 주도권이 좌우되는 분야이다.우리나라가 미래에도 배터리 산업에서의 주도권을 가지기위해서는 새로운 재료와 효율적인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 뿐 아니라 배터리 개발 방법을 혁신하기 위해서도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출처: 출처: BATTERY-2030-Roadmap_Revision_F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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