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배터리 2030+ 전략: 재료 가속 플랫폼 (MAP: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

2022. 12. 9. 18:40배터리/배터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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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래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은 경쟁자들보다 더 뛰어난 재료를 더 빠른 속도로 찾아 적용하는 쪽이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후발 주자였던 유럽은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효율성 높은 새로운 배터리 개발 플랫폼의 구축으로 주도권을 쟁탈하려고 하고 있다. 이것이 완성되는 동안 중국이 이에 대처하지 못하고 기존의 개발 방법을 고수한다면 순식간에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은 유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중국은 유럽이 갖지 못한 개발과 생산에서의 방대한 경험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유럽이 세운 개발플랫폼의 개념에 더해 실제 개발과 생산에서의 방대한 경험을 결합한 효율성 높은 개발 플랫품을 정부 주도하에 개발한다면 미래에도 중국이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재료 가속 플랫폼 (MAP: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

지난번에는 배터리 2030+의 목표와 연구를 알아봤고 이번에는 첫번째 테마인 배터리 인터페이스 및 재료 발굴의 가속화 (Accelerated discovery of battery interfaces and materials)중 첫번째 연구 영역인 재료 가속 플랫폼: MAP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의 구체적인 연구 내용을 알아보고자 한다.

 

새로운 배터리 개발 방법

기존의 개발 프로세스는 에디슨 어프로치(Edison approach)라고도 불리는 시행착오방법 (Trial and error)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배터리 재료를 개발해서 상업화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배터리 2030+에서는 초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효율성을 더 향상시키는 새로운 개발 및 제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배터리 2030+의 3가지 테마 6가지 연구 영역

테마 연구영역
1 배터리 인터페이스 및 재료 발굴의 가속화 (Accelerated discovery of battery interfaces and materials) 재료 가속 플랫폼: MAP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 BIG (Battery Interface Genome)
2 스마트 기능의 통합 (Integration of smart functionalities) 센싱 (Sensing)
자가복원기술 (Self-healing)
3 공통연구분야 (Cross-cutting area), 제조용이성 (Manufacturability)
재활용성 (Recyclability)

 

특히 배터리 기술을 혁신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배터리 재료의 발굴 및 개발이 중요한데 MAP (재료 가속 플랫폼)은 배터리 개발부분 중 특히 "재료개발"의 시간을 단축하고 효율을 높이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MAP에서 구축된 재료 가속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재료가 선정되고 특성이 연구되었다 하더라도 배터리의 특성을 좌우하는 것은 재료뿐 아니라 재료와 재료사이에서 일어나는 인터페이스에서의 반응도 있기 때문에 인터페이스의 연구 역시 필요하다. 이는 두번째 연구 영역인 BIG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에서 다루게 된다. 따라서 BIG와 MAP은 통합되어 운영되어야 한다.

MAP의 핵심 구성요소

 MAP는 일일이 사람이 직접 실험을 진행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의 시행착오법을 개선하기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위 그림에 언급된 MAP의 8가지 핵심요소들은 인공지능을 통하여 조절되고 통합되어 자율적으로 배터리 재료를 발굴하게 된다. 이는 개발 속도와 효율면에서 기존의 방법보다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위의 8가지 핵심요소들이 구축된 실험실의 구축이 필요한데 인공지능은 이 실험실을 통해 자율적으로 새로운 배터리 재료를 설계 및 합성하고 실험을 실시간으로 조정하고 분석 및 해석을 진행하게 된다.

 

MAP를 구축하기위한 핵심 요소와 개발 현황

높은 기술력을 가진 다국적 연합 네트워크 형성 필요.

MAP이 구축하고자하는 플랫폼은 어느 한 국가와 연구기관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배터리의 주요반응인 산화환원반응 같은 전기화학 반응은 복잡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이해수준이 높고 동시에 재료에 대한 연구 수준 역시 높아야 한다. 유럽의 연구 커뮤니티는 전반적으로 전기화학뿐 아니라 재료 개발에 있어서의 기술력이 높은 수준이고 각 국가별로 전기화학 에너지 저장 및 변환장치에 대한 네트웍이 잘 갖춰져 있다. (프랑스의 RS2E, 영국의 Faraday Institution, 독일의 CELEST협력단).

유럽내 ALISTORE ERI 의 19 개 네트웍 거점

또한 각 나라의 연구 네트웍을 통합하여 함께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유럽내 다국적 연구기관의 연합체인 “ALISTORE ERI”를 운영하고 있다. (ALISTORE ERI: 배터리 및 배터리 재료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교차 연구를 수행하기위해 유럽내 19개 기관이 연합한 네트웍이다.)

유럽은 이러한 연구 커뮤니티를 통해 배터리 재료를 개발하는 플랫폼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

 

데이터 인프라와 데이터 베이스

다국적 연구 커뮤니티의 협력을 통해 생성된 방대한 데이터들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이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특히 MAP에서는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기존에 연구자들이 도달할수 없는 업무 양과 속도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을 학습하여 새로운 재료를 발굴하는 주기를 단축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위해서는 인공지능이 광범위한 실험 데이터와 모델링 데이터들에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데이터들을 추적, 저장, 보존,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 및 저장소가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 인프라에 추가되어야하는 것은 모두가 자유롭게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지식기반 표현방식을 갖춘 시스템이다. 현재 유럽에서 사용중인 PRACE 및 EuroHPC와 같은 계산 인프라와 ASE, SimStack,74 AiiDA,75 및 Materials Cloud76등의 계산 플랫폼은 효율적이고 안정적이며 고효율의 계산을 할 수 있지만 생성된 실험 데이터들과 모델링 결과물등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BattINFO” (Battery Interface Ontology)라는 배터리에대한 공통의 지식기반 표현시스템이 개발중이다.

 

자율 합성 로봇 (Autonomous synthesis robotics)

BIG-MAP 프로젝트의 "Robot road " 스케치

중앙 인공지능에서 제어하는 자율합성 로봇은 새로운 재료 발견의 핵심 요소이다.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실험 샘플을 제작하여 분석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지만 연구원들이 일일이 DOE (Design of Experiment)를 수립하고 샘플을 제작하는 기존의 방식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제한 적인 샘플만 제작하여 실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약분야와 유기화학분야에서는 사람을 대신해 고도로 자동화된 합성 로봇을 이용하여 많은 양의 샘플을 제작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발전시켜왔다.

이미 이 기술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제약개발의 시간을 단축시켰을 뿐 아니라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앞당기는데도 중요한 공헌을 했다.

아직 시작단계이기는 하지만 이 기술은 배터리 재료인 양극과 음극, 기능성 전해질을 선별하는데도 적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한 샘플을 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Battery 2030+에서 추구하는 합성 로봇기술이 기존의 제약분야에서 사용하는 합성로봇기술과 다른 점은 "자동 합성"을 넘어 "자율 합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기술은 자동화 기능이 중시되었지만 배터리 2030+에서는 자동화된 합성로봇기술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인공지능이 자율적으로 DOE를 계획하고 자동합성 로봇을 통해 샘플을 만들어내는 "자율 합성로봇 기술"을 실현하는데 있다.

 

실험 및 시뮬레이션을 통한 고처리량 분석 (HTS: high-throughput screening)

배터리용 고처리량 테스트 장치의 실험 방법

자율 합성 로봇을 통해 방대한 양의 샘플을 빠른 시간안에 확보한다 하더라도 분석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 재료 개발을 가속화할 수 없다.

분석 시간을 단축하여 적합한 재료를 선별하기위해서는 고처리량 선별 기술 (HTS: high-throughput screening)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배터리 재료의 특성을 분석하는 전기화학 테스트는 제약분야나 유기화학분야와 달리 단시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특히 사이클 테스트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전통적인 실험 방식만으로 배터리 재료의 고처리량 선별 기술을 완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시물레이션 기술의 문제점은 아직까지 배터리 재료와 인터페이스에 대한 정확도 높은 시뮬레이션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시뮬레이션 기술은 크게 “전자범위(electronic scale)”, “원자 및 메조스코픽 범위 (Atomistic and Mesoscopic scale)”, “거시적 범위 (Macroscopic scale)”의 3가지로 나누어 개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재료의 특성을 정확하게 분석하기위해서는 이 3가지 범위를 모두 포함하는 통합된 단일 계산 모델이 구현되어야한다.

아직까지 이를 제대로 구현한 단일 계산 모델은 없는 상황이므로 배터리 2030+에서는 딥러닝을 통해 각 단일 스케일의 모델들을 결합하는 멀티 스케일의 워크 플로우를 형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배터리 재료와 인터페이스의 실험

프랑스 그루노블에 있는 싱크로트론 건물

딥러닝 기술을 통해 멀티 스케일의 모델링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예측결과가 정확한지 판단하기위해서는 실제 실험을 통한 정확한 데이터들이 있어야한다. 유럽은 싱크로트론 및 중성자 산란 시설과 같은 대규모 연구 시설들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시설들을 통해 재료 및 인터페이스의 특성들을 설명하는 정확도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재료 발굴을 위한 인공지능의 역할

BIG-MAP의 핵심과제는 인공지능이 반복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이용해 자율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워크 플로우를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다.

현재 ChemOS, Phoenics 및 Olympus와 같은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자율 주행 실험실의 핵심 구성 요소를 시연하기 위한 프로토타입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고 있지만 새로운 배터리 재료를 찾아내고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것은 기존에 개발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특히 인공지능은 데이터 인프라에 저장된 방대한 데이터 가운데 시뮬레이션에 사용될 의미 있는 데이터를 선별해야 한다.

그동안 축적되어온 방대한 데이터 가운데는 데이터 공간만 차지하는 의미 없는 데이터들이 있다. 이런 데이터 세트들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고 반복실험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정확성이 높은 의미 있는 데이터들을 선별하여 가공할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딥러닝의 불확실성을 정량화하고 정확도를 평가할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도출한 모든 결과를 신뢰할 수는 없다. 결과물들이 어느정도 신뢰할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어야한다.

 

향후 전망

배터리 제조사별 2022년 EV 배터리 점유율

미래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은 경쟁자들보다 더 뛰어난 재료를 더 빠른 속도로 찾아내어 적용하는 쪽이 갖게 될 것이다.

유럽이 다루기 시작한 Battery 2030+의 테마와 연구들은 몇 년사이에 결실을 보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구축되어 제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지금까지 한국 일본 중국등 동아시아 국가들로 기울었던 배터리산업의 주도권을 순식간에 유럽으로 옮겨가게 만들 것이다.

현재 동아시아 3국은 배터리 재료, 개발, 생산, 재활용 등 모든 배터리 산업 영역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를 개발하는 방법은 여전히 기존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의 개발 방법이 유용한 기간 동안은 현재의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이 그들이 계획한대로 새로운 개발 플랫폼을 하나 둘 완성해 나가는 동안 이에 대응할 만한 개발 방법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주도권은 유럽으로 넘어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효율적인 배터리 개발 플랫폼은 기업이나 지역정부의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 주도하에 배터리 연구기관과 산업네트웍을 연결하여 진행이 되어야한다.

유럽과 달리 동아시아 3국은 배터리 산업에서 유럽이 가지지 못한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일단 시작한다면 유럽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은 기초과학이 발달되어 연구 개발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배터리 산업의 진입이 늦은 탓에 배터리의 개발과 생산영역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다. 배터리는 실험실에서의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실제 개발과 생산시에 발생하는 변수들이 큰영향을 끼친다. 동아시아 3국은 실제 개발과 생산등의 영역에서 유럽이 갖지 못한 방대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일단 유럽이 추진하는 개발 플랫폼은 잘 짜인 계획이므로 그 체계를 근거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거기에 실제 산업 영역에서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반영한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여 유럽과 차별화한다면 미래에도 현재의 주도권을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좀더 나아간다면 유럽처럼 다국적 연구 네트웍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가  유럽처럼 협력하여 동아시아 연구 네트웍을 형성한다면 유럽보다 더 빠른 시일에 더 효율적인 개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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