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배터리 2030+ 전략: 자가복원기술 (Self-healing)

2023. 2. 17. 18:40배터리/배터리 개발

요약:

배터리의 재료와 인터페이스는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주요한 방법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터리 연구와 개발은 이 분야에 집중되어 왔었다. 센싱과 자가복원 기술은 근본적인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지는 못하지만 배터리의 열화를 막아 성능과 안전성을 유지하도록 해줄 수 있다. 향후 배터리 기술 개발의 영역은 재료와 인터페이스 외에도 센싱과 자가 복원 기술로 확대되고 중요해질 것이다.

 

스마트 기능의 통합: 자가복원기술 (Self-healing)

배터리의 QRLS (Quality, Reliability, Lifetime, Safety)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필요하다.

첫번째는 배터리의 열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배터리의 열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재료와 재료사이의 계면이므로 성능이 좋은 새로운 재료를 발굴하고 계면의 열화를 막는 방법을 개발하여 이를 바탕으로 열화에 강한 강건한 배터리를 제작하면 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BIG-MAP (Battery Interface Genome-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에서 다루었다.

그러나 아무리 열화에 강한 배터리라 하더라도 열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므로 이것만으로 QRLS를 강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두번째는 열화 된 부분을 배터리 내부에서 스스로 자가 복원하는 기술이다. 대부분의 살아 있는 유기체들은 수명을 증가시키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손상된 부분을 복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생존을 위해 중요한 기능이다. 이러한 유기체의 자가 복원 메커니즘을 모방하여 배터리에 응용한다면 이론적으로는 배터리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가복원을 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문제를 감지하고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센싱 (Sensing) 기술이다. 따라서 자가복원 (Self-healing)은 센싱 기술과 함께 개발이 되어야 한다.

 

배터리 2030+ 3가지 테마와 6가지 연구 영역

테마 연구영역
1 배터리 인터페이스 및 재료 발굴의 가속화 (Accelerated discovery of battery interfaces and materials) 재료 가속 플랫폼: MAP
(Materials Acceleration Platform)
배터리 인터페이스 게놈: BIG (Battery Interface Genome)
2 스마트 기능의 통합 (Integration of smart functionalities) 센싱 (Sensing)
자가복원기술 (Self-healing)
3 공통연구분야 (Cross-cutting area), 제조용이성 (Manufacturability)
재활용성 (Recyclability)

 

일반적으로 센싱과 자가 복원은 아래 그림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작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래 그림에서 설명하듯이 먼저 센서가 문제가 발생한 부분을 센싱 하여 신호를 BMS로 전송한다. BMS에서는 액추에이터 (Actuator)에 신호를 보내 자가 복원 프로세스를 시작하도록 지시한다.

 

센싱, BMS 및 자가 복원 간의 시너지효과

 

개발 현황

자가 복원 메커니즘은 크게 자율적인 것과 비자율적인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      자율적인 것 (autonomous): 복원작업을 위해 자극이 필요하자 않은 경우

-      비자율적인 것(non-autonomous):  복원작업을 위해 열, , PH 등등 추가적인 외부 자극이 필요한 경우

두 가지 경우 모두 고체 표면과의 빠르고 효율적인 반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가 복원물질은 반응성이 높아야 한다.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자가 복원물질들은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약한 결합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배터리에 대한 자가 복원물질들도 약한 결합인 수소결합 (hydrogen bonding )이나 정전기 가교 (electrostatic crosslinking), 호스트-게스트 결합 (Host-Guest), 반데르발스 상호작용(Van der Waals interactions)을 이용 한다.

이러한 자가 복원기능 물질로는 배터리의 구성요소와 화학적으로 호환되는 기능성 폴리머 물질이 있는데 이들은 손상이 감지되면 복원물질이 반응한다. 또 다른 방식은 복원물질을 마이크로캡슐 안에 넣어 자극이 오면 방출하는 형태이다. 이러한 물질들은 전해질이나 집전체에 부착하여 특정한 온도의 열을 받으면 활성화되도록 한다.

최근에는 초분자 화학(Supramolecular chemistry) 분야나 생물의 자가 복원에서 영감을 받은 물질들도 테스트되고 있다. 이러한 물질들로는 자가 치유 섬유 강화 폴리머 복합재 (self-healing fiber-reinforced polymer composites)”, “자가 치유 코팅물질 (self-healing coatings)”,”자가 치유 시멘트물질 (self-healing cementitious materials)”, ”자가 치유 세라믹 (self-healing ceramics)”,”자가 치유 유기염료(self-healing organic dyes)”, “자가 치유 콘크리트 분자 (self-healing concrete molecules)”등이 있다.

아래 그림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열화 메커니즘을 설명한 것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주요 열화 메카니즘

1) 전극 전도도의 복원

전극이 손상되게 되면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인 전기적 특성이 손상된다. 전기적 연결이 끊기는 경우는 균열이 일어나거나 파손되는 경우, 또는 전극 내 활물질과 집전체사이가 물리적으로 파손되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런 경우 손상된 부위를 전도성 재료를 사용해 복원할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마이크로캡슐 안에 탄소나노튜브 (CNT)를 클로벤젠에 분산시켜 채운다. 마이크로캡슐을(gold)으로 된 선위에 뿌린 후 에폭시로 경화시킨다. 물리적인 손상이 일어나면 전기적 연결이 끊어지는데 이때 마이크로캡슐에 있던 탄소나노튜브가 전기적으로 연결이 끊어진 부분을 메우며 연결을 복원시킨다.

손상된 부분의 전기적 연결을 마이크로 캡슐로 자가복원 시킬 수 있다

마이크로캡슐에 사용되는 전도성 물질은 CNT 외에도 카본블랙 (carbon-black)이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전도도 복원물질은 충방전시 부피 변화가 커 전기적 연결이 끊어질 수 있는 실리콘 음극에 사용하는 실험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캡슐을 극판에 사용하게 되면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실리콘 음극의 팽창에 의한 전도성 상실을 막는 다른 방법은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가 복원 폴리머를 바인더로 사용하는 것이다.

자가복원 실리콘 음극의 개념도

이러한 자가 복원 폴리머는 일반적인 바인더와 달리 팽창에 의해 전기적 연결이 끊긴 부분을 자가 복원시킬 수 있다.

그밖에 전도도를 자가 복원하는 기술로는 액체 금속 음극 (liquid metal anode)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리튬과 갈륨 (Ga)을 합금한 Li2Ga합금은 낮은 녹는점을 가지고 있고 충방전시 리튬의 이동에 따라 액체에서 금속으로 금속에서 액체로 전이한다. Li2Ga를 이용하게 되면 전극 내 마이크로 크랙이 발생한 부분을 Li2Ga이 금속에서 액체로 변환되면서 복원하게 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한 물질에는 Ga-Sn, Na-Sn 등이 있다.

2) 자가 복원 전해액 설계

리튬설퍼 전지의 경우 폴리설파이드 (Polysulfide)와 자가 복원물질을 함유한 전해액을 사용하여 충방전 반응의 주 역할을 하는 리튬폴리설파이드가 차단되지 않도록 한다. 이 방법을 통해 2000 회 이상의 수명을 달성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아연 이온 배터리 (Zinc Ion Battery)는 액체상태와 겔상태로 변환이 가능한 하이드로겔 전해질 (hydro gel electrolyte)인 PVA/Zn(CF3SO3)2을 이용해 양음극과 분리막의 손상된 부위를 자가 복원하도록 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3) 손상된 SEI 자가 복원

실리콘음극의 경우 사이클을 하면서 부피 팽창이 커져 SEI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래 그림과 같이 카본보다 5배 강한 TiO2로TiO2 인공적인 SEI를 만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TiO2도 충방전 반응을 반복하다 보면 손상되게 되는데 인공 SEI가 손상되게 되면 내부에 있던 전해액이 바깥으로 배출되게 된다. 실리콘 코어가 충전될 때   인공SEI의 손상된 부분에 새로운 SEI가 생성되어 자가 자가 복원하게 된다.

 

인공 SEI (TIO2)에 의한 손상된 SEI의 복원

4) 기능화된 분리막의 개발

분리막이나 바인더는 전지 내 전기화학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구성요소들로 자가 복원 물질을 저장하기에 이상적인 장소이다. 이곳에 저장되어 있던 자가 복원 물질들은 온도, 부피나 압력변화에 반응하여 자가 복원을 실행할 수 있다.

배터리 작동 중에 발생하는 산화 환원반응은 음극과 양극 계면에서 분해 생성물을 방출하고 불필요한 추가반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생성되어 방출된 금속이나 유기물들은 음극 표면에 석출 되어 배터리의 열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이런 생성물들이 음극표면에 환원되기 전에 분리막을 통해 확산 및 이동하게 되므로 이러한 물질들을 포획하도록 분리막을 기능화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분리막의 다공성과 높은 비표면적은 배터리를 열화 시키는 물질들을 포획할 수 있는 트랩을 장착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다. 이렇게 다공성 분리막 내부에 포획된 물질들은 배터리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위로부터 보호되고 있어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

이러한 기능성 분리막의 후보 물질로는 싸이클로덱스트린 (Cyclodextrin), 크라운 에테르 (Crown ethers), 칼릭서린 (Calixarenes)등이 있다.

5) 폴리머 멤브레인

폴리머는 고체전해질이나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성분으로 사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금속이 코팅된 집전체에도 사용되고 있다. 폴리머는 배터리 내부에 모노머 형태로 존재하다가 특정한 조건에서 폴리머로 변환될 수 있으므로 손상된 부위의 기계적 복원제로 사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6) 바이오 재료 기반 멤브레인

생물들에 존재하는 생물학적 멤브레인은 선택성이 있어 생물의 신체 기능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이러한 생물학적 멤브레인의 선택성을 모방하여 전해질의 분해를 제어하여 배터리의 노화를 막는 방법이 제안되었다. 이를 위해서 선택성을 가진 다공성의 단백질 멤브레인이 연구되고 있다.

 

개발 계획

1) 단기:

- 자가 복원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새로운 연구 개발 커뮤니티 구축

- 배터리의 파괴된 전극을 복원하면서 배터리의 구성요소들과도 호환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기능화된 분리막을 설계

- 배터리의 다양한 손상, 열화 원인을 규명하고 각각에 맞는 복원 기능에 대해 연구

2) 중기:

- 배터리의 산화 환원환경에서 전기화학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고 열, 자기, 전기 자극 등에 의해 자가 복원을 수행하는 마이크로캡슐을 개발하고 이를 저장할 수 있는 분리막을 개발함.

3) 장기:

- 생체를 모방한 다공성 바이오 멤브레인을 개발하고 이온의 검출 및 조절을 통해 자가 복원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

- 배터리 센싱과 BMS와 자가복원 물질사이에 효율적인 피드백 루프를 설정하여 배터리 셀에 내장된 자가 복원 물질이 자가 복원 기능을 적절한 시기에 시행하도록 한다.

 

향후 전망

배터리의 재료와 인터페이스는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주요한 방법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배터리 연구와 개발은 이 분야에 집중되어 왔었다. 센싱과 자가복원 기술은 근본적인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지는 못하지만 배터리의 열화를 막아 성능과 안전성을 유지하도록 해줄 수 있다. 향후 배터리 기술 개발의 영역은 재료와 인터페이스 외에도 센싱과 자가 복원 기술로 확대되고 이 영역이 중요해질 것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가 복원 기술들은 실용적이지 않아 실용화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연구와 도전적인 기술 개발이 많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배터리 제조 업체나 연구 기간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고 오랜 기간의 연구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영역이라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에 소홀한 편이다.

유럽은 배터리 2030+프로젝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소홀한 센싱과 자가 복원 기술 분야에서 선두에 서기 위해 이 기술들을 주요 개발 영역으로 설정해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이 계획대로 재료 인터페이스와 더불어 센싱과 자가 복원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면 배터리의 주도권은 유럽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산업의 규모나 기술면에서 현재 배터리 분야의 선두에 서있다. 미래에도 선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센싱과 자가복원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연구는 하나의 기업이나 연구 기관이 주도해서 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므로 유럽처럼 정부 주도하에 여러 연구개발 기관들과 협력하여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출처: BATTERY-2030-Roadmap_Revision_FI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