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27. 17:54ㆍ전기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빙하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캐즘 (Chasm) 현상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시장 쇼크에 더해 올해 4월부터 시작된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현실성이 점증되고 있습니다.
이번 관세 인상은 완성차를 포함하여 이미 인상한 철강과 알루미늄 소재뿐만 아니라 엔진, 트랜스미션, 전장 부품에도 적용됩니다.
미국에서 생산 비율이 높은 테슬라도 미국산 부품 적용률이 69%밖에 안 되고 있어 수입차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경우도 가격이 크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 혼란한 사태에서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까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현대차 그룹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작년 미국 내 차량 판매 대수는 1600만 대였는데 그중 미국에서 생산한 차의 비중은 54%, 수입차 비중은 46%였습니다.
수입 국가별로는 멕시코가 250만 대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2위로 일본보다 많은 140만 대였습니다.
업체별로 미국 내 생산 비율을 비교해 보면 어려움의 정도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10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의 빅 3 중 포드는 78%로 높지만 GM은 52%에 불과하여 혼다의 64%, 스텔란티스의 57%, 스바루의 56%, 닛산의 53%보다도 낮습니다.
도요타와 BMW, 벤츠는 50% 이하를 생산하고 있고, 현대차 그룹은 33%에 불과하여 어려움이 예상됨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업체는 미국 전체 판매의 13%만 현지 생산하는 볼보와 19%를 생산하는 마쯔다, 21%를 생산하는 폭스바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부품에도 5월부터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국 내 부품 조달률에 따라 업체별 어려움은 더해질 것입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북미 3개국 간 역내 조달 등 요건을 충족하면 완성차 및 부품 관세를 제로로 하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 협정 USMCA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부품 생산을 늘려왔습니다.
이 협정으로 미국보다 저렴한 인건비와 교통이 편리함 때문에 멕시코로부터의 부품 수입액은 전체의 40%가 되었습니다.
NHTSA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자동차 업체의 부품 원산지와 콘텐츠율을 세분화한 2025년 보고서가 있는데 총 부품 수가 아닌 금액 기준으로 100 분율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부품 조달률은 물론이고 제1, 제2의 부품 조달 국가와 조달률이 나와 있고, 엔진과 트랜스미션 조달 국가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자료에 의하면 테슬라 차량은 미국에서 100% 생산되어도 미국에서의 부품 조달률은 69% 정도밖에 안 되고 있습니다.
그다음이 57%인 혼다로 경쟁 타사보다 높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혼다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GM은 25% 수준으로 스텔란티스의 40%, 포드의 35%보다도 크게 낮아 빅 3 중에서 트럼프 관세의 최대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GM은 이러한 배경을 이유로 강력한 로비를 해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고관세 정책에 대해 자동차 업체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어느 정도 완화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캐즘, 중국 시장 판매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력이 높았던 미국 시장에서 관세 폭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특히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은 그룹 내 큰 이익원 역할을 해왔던 아우디와 포르셰가 미국에서 생산을 전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관세 인상은 가격과 수요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요?
관세 인상 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코스트 압박은 결국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 GM 같은 회사는 영업이익의 90%까지 날아간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업체들에게 차량 가격을 인상하지 말도록 말도 안 되는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마치 트럼프 뜻에 따르는 모양새로 포드, 스텔란티스는 종업원에게 제공하는 특별 가격을 일반 소비자에게도 확대 적용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트럼프 뜻을 따른다기보다는 재고 소진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포드 스텔란티스 현대차의 3월 기준 재고 일수는 업계 평균보다 훨씬 많은 4개월 이상이 되고 있어 트럼프 관세 정책이 오히려 행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6월 이후 업체들은 경쟁사 눈치를 보면서 가격을 올리게 될 것입니다.
가격이 올라가게 되면 수요 감소와 함께 수요 구조도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자동차 판매는 올해 1650만 대 정도로 예상되었습니다.
관세와 소비자 및 기업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이 전망은 당초 예상보다 100만 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반기까지는 가격 인상 이전에 구입하려는 선수요로 전년비 증가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대폭적인 감소가 예상됩니다.
지금 트럼프의 관세 위기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픽업 SUV 중심에서 저가격 저 연비 차량으로 수요 구조 변화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리먼 사태와 반도체 부족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현대차 그룹은 이번 위기에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세그먼트별로 주요 경쟁차의 현지 생산 여부와 현지 생산차의 미국산 부품 조달률 정도와 향후 대응 계획을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 기아의 주요 경쟁 브랜드가 되고 있는 일본의 도요다, 혼다, 스바루와 독일의 폭스바겐, 그리고 미국의 쉐비와 포 세그먼트별로 미국 내 판매 차종을 비교했습니다.
검은색 글자는 수입차, 빨간색 글자는 미국 현지 생산차, 그리고 밑줄 친 글자는 전기차, 빨간색의 밑줄 친 글자는 현지 생산 전기차를 의미합니다.
승용 세그먼트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현지 생산을 하지 않고 있어서 경쟁력 악화가 예상됨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SUV에서는 현대기아 공히, 코나 셀토스 등 B세그먼트 SUV에서는 고전이 예상되지만 투싼 스포티지의 C세그먼트 SUV와 산타페, 소련토의 D SUV에서는 경쟁력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익이 높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와 기아의 카니발은 한국에서 수출하고 있어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EV 9인, 아이오닉 9인을 포함한 전기차에서는 현지 생산을 하고 있어 일본 업체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세그먼트별로 좀 더 상세하게 들여다보면서 현대차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고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C 세그먼트 승용차 (현대 매우 불리, 기아 불리)
C 세그먼트 승용차에서 엘란트라와 기아의 K4는 각각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으로 생산 이전할 가능성은 공장 생산 능력을 고려했을 때 우선순위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도요타는 판매 주력인 세단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고 미국 부품 조달률도 55%로 높아 가장 경쟁력이 높게 평가됩니다.
다만 전체 판매의 21%를 차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버전의 미국 내 생산 여부가 주목됩니다.
혼다는 씨빅 판매의 주력인 세단을 캐나다에서 생산하고 있고, 3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해치백은 일본과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어 당분간 고전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혼다는 캐나다산 세단을 미국 공장에서 3교대와 주말 근무 방식으로 이관 생산한다는 방침을 확정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했습니다.
D 세그먼트 승용차 (현대, 기아 매우 불리)
D 세그먼트의 소나타와 하이브리드, 그리고 기아의 K5는 전량 한국에서 수출되고 있습니다.
반면 경쟁차인 더이다이, 캠리, 혼다, 어코드, 스바루, 레거시, 쉐보레 말리부는 전 차량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가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B 세그먼트 승용차 (현대, 기아 매우 불리)
SUV B 세그먼트에는 현대차 그룹과 쉐브레는 전량 한국에서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고, 혼다와 폭스바겐 차량은 멕시코에서 생산되고 있어 가장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미국에서 생산되는 도요다의 코롤라 크로스와 하이브리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현대차 그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C 세그먼트 승용차 (현대, 기아 우수한 경쟁력)
SUV C세그먼트 차량에서는 도요의 Rav4, 스바루의 Forester, 쉐보레의 Equinox가 전량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투싼과 스포티지는 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투싼과 스포티지는 미국 생산차도 있지만 멕시코와 한국에서도 수입되고 있어 혼다처럼 미국에서 추가 생산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또한 CO2 규제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메타 플랜트에서 시급하게 생산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D 세그먼트 승용차 (현대, 기아 우수한 경쟁력)
D SUV 세그먼트에서의 시장 리더는 스바루의 Outback이지만 현대차 그룹은 전기차는 물론 수익률이 높은 산타페와 싼타페 하이브리드, 그리고 소렌토를 현재 생산하면서 현재의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포드와 쉐보레는 Bronco를 제외하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어 고전이 예상 예상됩니다.
E 세그먼트 승용차 (현대, 기아 불리)
E세그먼트 SUV이상에서 펠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아이오닉 9와 EV9은 플래그십 차종으로 이익 증대와 함께 브랜드 견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주요 경쟁차들은 도요타의 4 Runner를 제외하고는 전부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어 한국에서 수입하여 팔고 있는 펠리세이드는 큰 폭의 이익을 희생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습니다.
현대차는 조지아 메타 플랜트를 활용하여 EREV를 포함하여 현지 생산 할지를 놓고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기아는 어렵게 리런칭에 성공한 카니발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도요타의 시에나와 혼다의 오디세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현재의 공장 능력을 고려했을 때 큰 대안이 없어 보입니다.
현대차 그룹은 리먼 쇼크 이후 미국 소비자들이 저 연비 차량 선호와 경쟁자였던 일본업체들이 일본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크게 성장하는 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팽창 성장의 후유증으로 미국 법인이 적자에 빠져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코로나 사태와 반도체 부족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되어 V자 회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판매 모멘텀과 함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서 최고의 성과를 이룩하는 가운데 또 다른 트럼프 위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대를 대응하여 작년 30만 대의 메타 플랜트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20만 대를 더 확장하여 120만 대로 운영하는 계획을 구체화했기 때문에 이제 전략적인 투입 차종 선정과 현지 공장 가동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낸다면 또 다른 대운이 찾아올 것입니다.
물론 국내 공장의 가동률 저하는 분명히 나타날 것입니다.
승용차는 이익을 희생하면서라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대차 그룹이 SDV 개발에서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관세 위기는 폭스바겐을 따돌리고 글로벌 2위가 되는 확실한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트럼프의 차 관세 쇼크?, 수혜자와 최대의 피해자는?, 현대차 그룹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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