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3. 26. 03:30ㆍ전기자동차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는 전기차에 늦어 왔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만 거북이가 경주하는 것처럼 꾸준하게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 그룹은 토끼 경주처럼 가장 먼저 전기차로 전환했지만 전기차 캐즘 (Chasm)과 중국 판매 부진으로 매우 어려운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양대 거인은 최근 유럽에서 새로운 전기차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2027년에 양산 예정인 2만 유로 이하의 ID Every1이라는 콘셉트카를 발표했는데 가장 값싼 A 세그먼트 차에 가장 먼저 SDV를 실현하여 전기차 경쟁 판도를 확 바꾸려는 전략입니다.
반면 토요다는 현재 주력 전기차라고 할 수 있는 bZ4X의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소형 SUV 전기차인 Urban Curise, 그리고 콤팩트급의 C-HR+를 포함하여 세 차종의 전기차를 발표했습니다.
폭스바겐과 토요다의 전기차 개발 진행은 마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처럼 보여 왔는데 아 아직 승부는 나지 않았습니다.
향후 승부를 가르는 양사의 유럽 시장 전기차 전략은 아주 다릅니다.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이번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폭스바겐은 글로벌 레거시 업체 중 가장 먼저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은 인력과 투자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이 충격은 실로 컸습니다. 앞서 가는 중국 로컬 업체들과의 소프트웨어 경쟁에서 밀리면서 아우디와 포르셰의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9년 400만 대였던 폭스바겐 그룹의 중국 판매는 작년 28%가 감소한 293만 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 1위는 2021년부터 연속하여 토요다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대부분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토요다는 10.3%의 영업이익률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폭스바겐 그룹의 영업이익률은 그룹 내 최대 이익원 역할을 해왔던 포르셰 아우디마저 부진하면서 토요다의 반 정도인 5.9%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폭스바겐 승용 브랜드의 영업이익률은 2.9%로 떨어져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작년 전기차 판매는 전년비 3.4% 감소한 74만 5천대였습니다.
토요다의 14만 대에 비하면 많이 판매했지만 폭스바겐은 전기차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 토요다는 수익이 좋은 하이브리드 판매가 크게 증가했고, 폭스바겐보다 중국에서의 판매 감소가 작아서 높은 영업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서의 폭스바겐 그룹과 토요다 그룹의 판매 차이는 아직 아직 크게 나오고 있지만 하이브리드로 공략해 온 토요다의 성장률은 여전히 높은 편입니다.
유럽 시장에서의 폭스바겐과 토요다 그룹의 전기차 판매 비율은 각각 14.4%, 3%밖에 안 되고 있어 CO2 배출가스 규제를 대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규제치는 올해부터 다시 강화되기 때문에 벌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는 업체별로 전기차 판매 비율을 20%에서 25%로 올려야 합니다.
스텔란티스는 작년 전기차 판매 비율이 12%였기 때문에 올해 21%로 올려야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3억 유로 정도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토요다는 유럽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율이 77%에 달하고 있기 때문에 타사와는 달리 전기차 판매 비율을 작년 3%에서 10% 정도까지 올리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해 3개의 신차 런칭이 하반기에 예정돼 있어 이 10%도 대응이 어려운 편입니다.
유럽 연합은 이러한 업체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여 2025년 CO2 배출가스 규제치는 유지하는 대신 1년이 아니라 3년간 합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완화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토요다는 스텔란티스, 포드, 마쓰다, 스바루와 같이 테슬라로부터 시오트 크레딧을 구입하기로 이미 계약을 했습니다.
BMW는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반면 벤츠는 대응이 어려워 중국의 지리 그룹의 볼보, 폴스타로부터 CO2 크레딧을 구입하여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폭스바겐은 아직까지 테슬라나 중국 업체와 CO2 크레딧을 구입한다는 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앞으로 3년 동안 전기차를 많이 팔아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폭스바겐과 토요다는 유럽 시장에서 어떤 방법으로 전기차를 많이 팔려고 하고 있을까요?
폭스바겐의 전기차 라인업은 현재 승용에서 GTS 사양을 제외하면 C세그먼트의 ID3와 D세그먼트의 ID7 세단과 ID7 Tourer라는 왜건이 있습니다.
SUV와 크로스 오버에서는 ID4와 쿠페형인 ID5가 있고, 미니밴 세그먼트의 ID Buzz를 포함하여서 6 차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토요다는 벤 용도를 제외하고는 bZ4X와 렉서스 차종인 RZ 2 차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토요다는 올해 B SUV 세그먼트의 스즈키가 싸게 개발한 Urban Cruise를 OEM 방식으로 론칭합니다.
여기에 가장 시장 규모가 큰 C SUV 세그먼트에 C-HR+는 전기차를 투입합니다.
이 차량 외에도 토요다 렉서스를 포함하여 2026년까지 6개의 전기차 모델을 론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6개의 전기차 모델은 철저하게 수익성을 중시하여 Landcruiser SEe와 새로운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고가격 차종이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유럽 업체, 중국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2만 유로 이하의 A 세그먼트에는 이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개발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합니다.
폭스바겐도 2207년까지 4개의 전기차를 포함하여 9개의 모델을 추가하는 계획입니다.
전기차는 B 세그먼트의 2만 5천 유료 이하 가격을 목표로 하는 ID 2가 2026년에 추가됩니다. 물론 SUV 버전도 추가됩니다.
2027년에는 A세그먼트 2만 유로 이하의 경 ID1을 론칭하는 계획으로 토요다와는 다른 전략입니다.
이 아이디와는 21년 아이디 라이프라는 콘셉트카를 발표하면서 25년 양산한다는 목표였습니다.
22년에는 티저 영상도 발표했었습니다. 이 당시 폭스바겐은 이익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SUV로 라인업 확대와 스코다 (Skoda) 세아트 (Seat) 브랜드의 차량까지 포함하여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채산을 맞출 수 없어서 이 계획은 흐지부지하더니 어느 순간 르노의 트윙고 (Twingo) EV와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것마저 무산되었습니다.
그리고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ID Every1이라는 콘셉트카를 만들어 월드 프리미어까지 하면서 이 어려운 난국을 극복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A세그먼트 규모는 작고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 많은 업체들이 이 세그먼트에서 내연기관차 개발을 중지해 온 상태입니다.
이 세그먼트의 전기차는 중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16900유로의 다치아 (Dacia) 스프링 (Spring)이 있는데 꽤 많이 팔렸습니다.
그리고 스텔란티스는 립모터 (Leap Motor) 브랜드로 1만 8900유로의 티제로3 (T03)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대도 인스터 (Inster)를 A세그먼트 SUV로 포지셔닝하고 판매하고 있지만 가격은 2만 3900유로 약간 높습니다.
폭스바겐은 이 세그먼트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 대해 어떤 전략으로 ID Every1을 개발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공개된 차량은 어디까지나 콘셉트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전장이 3880mm, 전폭이 1816mm, 전고 1490mm, 휠베이스 2539mm로 다치아의 스프링이나 립모터의 T03보다 큽니다.
또한 26년 출시될 b 세그먼트의 ID2의 전장이 4050ml인 점을 감안하면 한결 콤팩트한 차체 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내 공간은 전기차 특성으로 인하여 전장 4074ml의 폴로에 버금간다는 설명입니다.
굳이 4인승으로 설계해 충분한 거주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305리터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해 도심형 커뮤터 (Comuter)로서의 활용성을 추구했습니다.
뛰어난 공간 효율은 ID 2부터 채용이 시작되는 전륜 구동 EV에 특화된 MEB플랫폼에 의해 실현되고 있으며, 70KW를 발생시키는 단일 모터로 구동됩니다.
탑재되는 배터리의 종류와 용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고속도는 130km/h, 항속 거리는 최소 250km 이상이라고 합니다.
시티 커뮤터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충실한 패키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도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좌우 전체가 평평하게 처리된 대시보드를 통해 실제 크기보다 더 넓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재원과 성능으로는 인건비가 싼 포르투갈에서 생산한다고 해도 이익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폭스바겐 CFO도 충분히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폭스바겐은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2만 유로 이하의 차량에 SDV (Software Defined Vehicle)를 실현한다는 굉장히 도전적이고 차별적인 전략을 세웠습니다.
SDV개발에서는 테슬라와 중국의 프리미엄 업체들이 선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벤츠는 자사 최초의 SDV인 신형 CLA를 공개했고, 2025년 하반기에는 BMW와 소니, 혼다도 차세대 EV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모두 저렴한 차량이 아니고 매우 비싼 차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가장 저렴한 엔트리급부터 SDV 모델을 출시하는 정반대의 전략을 펼친다는 것입니다.
가격을 낮춘 엔트리급부터 SDV화를 시작해 우선 유럽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고, 이후 글로벌 모델의 SDV화를 가속화하는 로드맵입니다.
카리아드 (Cariad)란 별도의 소프트 회사를 설립하여 개발하다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폭스바겐 그룹은 중국의 샤오펑 (Xpeng)과 미국의 리비안 (Rivian)과 SDV 아키텍처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SDV는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반면 일단 궤도에 오르면 생산 비용은 크게 낮아집니다.
폭스바겐의 글로벌 모델의 SDV 아키텍처는 리비안과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이미 R1T 픽업과 R1S SUV로 SDV를 실현하며 막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작년 말 리비안에 58억 달러를 투자해 리비안 앤드 폭스바겐 그룹 테크놀로지를 설립했습니다.
최첨단 소프트웨어와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공동으로 개발하여 우선 2026년 리비안 브랜드의 신차 R2를 출시하고, 2027년에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 ID1에 가장 먼저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SDV이기 때문에 이를 탑재하는 것은 고가 차량에 탑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엔트리급 양산차부터 SDV를 보급하겠다는 폭스바겐의 선택은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략에 대한 재검토를 하도록 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2027년까지 A, B 세그먼트의 엔트리급 전기차들이 속속 출시될 예정입니다.
아마도 그중 유일한 SDV인 ID 1의 경쟁력은 엄청나게 높을 것이며, EV 개발 경쟁은 의외의 복병의 등장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개발 실패에서 새로운 발상으로 게임 체인저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AI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점점 더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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