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에 자동차 업체가 추진해야하는 전략 - 마케팅 측면

2022. 10. 19. 17:06전기자동차

완성차의 시장규모 축소: 글로벌 완성차 판매대수 위축

2019년 코로나, 2019, 2020년에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 타격이 발생하였다 2022년 이후에는 De-globalization과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향후 9천만대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지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의 편가르기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과거 판매 대수 기준 글로벌 1 위 업체는 Toyota, VW으로 연간 1천만 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하였지만 향후에는 1천만 대 판매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테슬라 또한 2030년2천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압도적인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의 이슈와는 별개로 중국 업체의 견제가 시작되면 이는 도달하기 불가능한 비전이 될 것이다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2020,2021년 글로벌 판매 현황

돈을 벌려면, 전기차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차, 높은 가격이 용인되는 시기.

테슬라와 BYD를 제외한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에게 전기차는 아직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이지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수록,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에 집중해야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경기 둔화의 직격탄은 내연기관차가 맞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Early Adaptor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제품으로, 높은 가격이 용인되고 있다.

중고차 가격도 전기차가 2022년 7월까지 누적으로 전년 대비 42.9% 상승하여, 동 기간 중 22.9% 상승한 내연기관차 대비 2배 이상의 강세를 보였다. 전기차의 높은 신차 가격은 높은 중고차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3년부터는 전기차 중고차를 구매할 시에도 4천 달러의 세액공제가 부여되어 전기차의 높은 가격은 상당 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적인 측면에서의 장점은 내연기관과 경쟁하는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전기차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가 대중화되게 되면 더 이상 장점이 될 수 없다.

 

전기차시대: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의 시기

자동차 업체들의 브랜드 포지셔닝

우리가 전기차에 주목해야 하는 더 큰 가지는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에 있다. 즉 전기차로의 변경이 단순한 동력원의 변경이 아닌 이동과 운반수단으로써의 전통적인 개념에서 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제품으로의 변화라는 점에 있다. 이는 전화기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전통적으로 전화기의 주된 목적은 통화에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더 이상 통화 기능을 강조하지 않고 자사의 제품이 얼마나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가에 기술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동차 역시 이동수단으로써의 기능보다 얼마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패러다임의 변화의 시점은 고정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자동차 회사들에게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의 전략 즉 마케팅 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1      마케팅 측면에서의 전략 수립

1.1.  브랜드 포지션 변환

전기차 전환: 브랜드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

자동차는 초기에 설정된 브랜드 포지션을 바꿀 수 없는 매우 보수적인 제품이다. 토요타는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를 1989년에 별도 브랜드로 론칭하였고 높은 품질과 성능으로 대중 브랜드가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 중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지난 30 년간 처음부터 프리미엄 브랜드였던 BMW와 벤츠의 명성과 판매 대수를 따라잡는 것에는 실패하였고 이제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있다

반면에 전기차는 대중 브랜드에게는 브랜드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테슬라는 2021년 이후 30%이상 가격을 인상하였고 높아진 판매 가격으로 인해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한다 2022년 2분기 기준 테슬라의 평균 판매가는천 달러로 BMW 56.7천 달러 및 VW의 53.0천 달러 대비 높았다. 한편 기아는 EV6와 EV9의 가격을 경쟁 모델 대비 5~10% 높게 책정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와 프리미엄 모델의 경쟁

반면에 전기차의 높은 가격은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위협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전기차를 출시하는 시점에 내연기관차의 프리미엄 모델에 비해 가격을 어떻게 차별화해야 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현대차는 자사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차량 가격을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전기차 가격 대비 어떻게 차별화할지 고민하고 있다.

기아 EV9 (좌), 제네시스 GV80 (우)

일례로 기아는 2023년에 출시될 EV9의 가격을 7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V9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10만 대이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GV80의 미국 시장 판매 가격은만~7.1만 달러로 EV9 보다 낮다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할 좋은 기회

기존에 대내외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어 다양하게 브랜드 포지션을 형성해 나가기 어려운 자동차 업체에게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전동화와 자율주행으로 바뀌어 가는 현시점이야말로 브랜드 이미지를 바꿀 절호의 기회이다. 이 기회에 싸고 품질 좋은 차는 물론이고 럭셔리한 브랜드부터 최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적극적인 미래 비전 제시와 첨단 기술 프로젝트 참여

Waymo 와 Robotaxi를 공동으로 개발중인 중국 Geely 자동차의 Zeekr모델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단순히 새로운 성능의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근시안적인 발표가 아니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차별화된 미래사회의 모빌리티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해야 한다.그리고 비전 제시에 그치지 말고 이에 대한 연구와 그 성과물을 적극적, 지속적으로 발표해서 최첨단 기술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국제적인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첨단 기술회사의 이미지를 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중국 Geely 자동차는 자사의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가 Google의 모회사인 Alphabet산하의 자율주행 서비스 기업Waymo와 손잡고 Robotaxi 차량을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Waymo는 현재 Level 4 수준의수준의 가장 앞선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미국 피닉스, 샌프란시스코, 뉴욕시에서 상업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1.2.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

원가 경쟁력과 성능의 자신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BYD와 Nio, Xpeng 등은등은 해외 시장 진출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2021년 2022년 상반기 BYD의 유럽 시장 판매 대수는 월 100 대 수준이며 Nio와 Xpeng은 월 50 대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해외시장에서의 저조한 성적은 그동안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며 중국 제품은 품질이 낮은 저가라는 고정관념과 더불어 코로나 19로 인한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유럽 스마트폰 시장 중국 브랜드 점유율

그러나 유럽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면 이러한 이미지가 변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M/S는 2014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급증하였을 때 역시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M/S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제품이 저가에 품질이 나쁘다는 이미지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이라는 이미지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럽은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가격 경쟁력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중국산 스마트폰의 유럽 시장 M/S 증가는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전기차의 생태계가 생성되는 초기이므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인식은 내연기관차와 같이 동력기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동력기관으로서의 자동차는 유럽의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자동차 업체들의 유럽에서의 성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기차 생태계가 구축되면 전기차는 동력기관보다는 스마트 폰과 같이 IT기기와 더 유사한 제품으로 인식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스마트폰의 M/S증가가 증명하듯 중국 업체의 유럽시장 M/S증가도 현실화될 것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에서도 중국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각축장이었지만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자국 브랜드의 기술 수준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와의 기술 경쟁력에서 차이가 줄어들고 있고 심지어는 동등 이상의 기술력을 갖춰가고 있는 회사들도 있다.

기술력 외에도 중국 완성차 업체에게 유리한 점은 다른 나라의 경쟁자들과 달리 자국에서 배터리 원료 조달부터 배터리, 전기차 생산까지 Value Chain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여타의 다른 나라의 차량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 중국 로컬 자동차 브랜드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향후 중국 브랜드에 대한 비호감이 희석되고 경쟁자들과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으로 무장하여 적극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진행한다면 중국과 대립 중인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서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삼성증권 보고서 "지정학 패러다임 변화와 산업-2편 지경학과 배터리 밸류체인 (배터리-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