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터리 3사(LG Energy Solution, 삼성 SDI, SK On)의 LFP대응전략

2022. 10. 13. 11:00배터리/배터리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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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삼원계 대비 가격, 안전성에서 큰 장점 없다고 판단.

한국 배터리 3 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 활물질로 삼원계만 고려하고 있었고 LFP를 고려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한국 배터리 3사가 저가형보다는 고급형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LFP가 삼원계대비 나을 것이 없다는 인식이 더 주요한 원인이다.

 

한국 배터리 3사의 배터리 양극재 전략

배터리 회사 주요 양극재
LG에너지 솔루션 NCMA (Ni함량 89~90%, Co양을 5%이하로 줄임)
SK On NCM9(2019년 개발완료, 2022년부터 생산)
삼성 SDI NCA (Ni함량 88%-Gen5), NCA (Ni함량 91%-Gen6 2024)

가격측면에서 LFP가 삼원계 대비 싸기는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기 때문에 동일 KWh의 팩으로 제조하게 되면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전성의 경우에도 LFP물질 자체는 삼원계보다 안전하지만 LFP 역시 양극과 음극의 단락이 발생하면 삼원계와 마찬가지로 높은 열이 발생하고 이는 가연성 전해액과의 반응으로 발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수 차례 보고되고 있는 LFP배터리를 탑재한 BYD의 차량 화재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고 지금까지 LFP 배터리가 중국 내수에서만 판매되다 보니 LFP배터리 사고가 삼원계 보다 덜 알려졌기 때문에 LFP가 안전하다고 인식되어 온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목 받는LFP

글로벌 OEM들의 LFP사용 발표

그러나 최근 테슬라가 LFP배터리 적용을 계속 늘리겠다고 발표하고 포드, 폭스바겐, BMW, 벤츠 등도 전기차에 LFP배터리를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 배터리 3 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양극재에 대한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테슬라는 2022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생산 차량 가운데 LFP배터리 탑재 비중을 50%까지 늘렸다”며 “현재 거의 모든 차에서 LFP배터리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1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는데 LFP배터리 비중을 높인 것이 수익성 개선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는 보급형 모델인 ‘모델 3, 모델 Y 스탠더드 라인업’에 모두 LFP배터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32.9%로 2021년 4분기 30.6%보다 2.3% 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기존 자동차 업계에선 사실상 불가능했던 마진 수준으로 여겨진다. 한국 현대자동차의 2021년 4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19.1%였다. 
또 테슬라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9%였는데 이는 한국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5% 수준인 것과 비교해 4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2021 이후 LFP 배터리 채택을 언급한 글로벌 완성차

시기 기업 내용
2021/3/15 VW Power Day에서 Unified cells 도입과 동시에 엔트리 모델에는 LFP 배터리를 탑재
2021/5/26 Ford 하버트 디에트 CEO 보급형 전기차에 LFP 탑재를 언급
2021/7/1 Tesla EV 66%, ESS 100% LFP 배터리를 채용
2021/10/21 Tesla 특정 지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아닌 스탠다드 모델에 LFP 배터리 전면 적용
2021/10/26 Daimler EQA EQB 같은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2024~2025년부터 LFP 배터리 탑재
2021/10/27 현대 CATL CTP(Cell-to-Pack) 기술 라이선스 파트너십 계약 체결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Trendforce)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LFP배터리 사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 36%에 머물렀던 LFP배터리 점유율이 2025년에는 64%까지 오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LFP 특허의 만료

특히 LFP배터리 생산에 걸림돌로 작용되었던 주요 특허가 2022년 만료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특허를 무효화했던 중국뿐만 아니라 중국 외 지역의 판매도 점차 용이해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선 Guoxuan High-Tech가 최초로 LFP 배터리 공장을 신설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CATL도 증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럽에선 배터리 스타트업인 ElevenEs와 Freyr가 LFP 배터리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며, CATL 및 BYD도 LFP 배터리 및 자사 패키징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팩 설비를 신설하기로 발표하였다.


LFP 투자 여전히 부족

다양한 배터리 스타트업 및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 설비투자를 발표하고 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저가 세그먼트 공략을 위한 물량 대비 현지 설비규모는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도 2030년까지 배터리 종류별 수급전망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있다. 미국시장에서 NCM 배터리의 경우 수요는 2030년 200 GWh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생산능력 확보도 200 GWh를 상회하는 수준까진 확보하였다. 하지만 LFP 배터리의 경우 2030년 미국 수요가 160 GWh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생산능력은 50 GWh가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의 LFP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 요구가 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글로벌 OEM의 반응과 시장 상황에 따라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한국의 배터리 3사도 LFP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 배터리 3사는 모두 하이 망간 배터리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이망간 배터리는 삼원계 양극재인 NCM에서 코발트를 빼고 니켈의 함량을 줄이며 리튬, 망간 함량을 높인 제품이다.
LFP의 경우 화학조성 변화로 에너지 밀도를 증가시키는데 한계가 있지만 하이망간 배터리는 화학조성 변화로 NCM과 비슷한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이망간 배터리 가격이 LFP보다 10%가량 비쌀 것으로 전망되지만, 같은 용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경우 더 적은 수의 하이망간 배터리를 탑재하면 되기 때문에 향후 하이망간 배터리가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에서도 LFP 제품을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재적인 측면에서의 경쟁력 외에도 한국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기업과 협업하여 LFP를 늘리는 것은 배터리 부족 현상에 대비한 공급망 확대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LFP 배터리를 채택하지 않는 추세로 갈 것으로 보고 있어 보급형 전기차 모델에는 LFP가 아닌 하이 망간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는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상황이 어떻게 변화될지 알 수 없기에 일단 LG에너지솔루션과 SK On은 LFP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전기자동차용 제품 라인업에 편입하는 상황은 아니다.

 

한국 배터리 3사의 LFP 개발 현황

배터리 회사 LFP개발 계획 개발 방향
LG에너지 솔루션 개발중 ESS2023년부터 사용하고 전기차용으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대응
SK On 개발중 기존 LFP보다 에너지 밀도와 성능향상한 제품 개발중, 현재 전기차나 ESS적용 계획은 없고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대응
삼성 SDI 계획 없음. -

 

LG에너지 솔루션-LFP개발중, ESS에 먼저 적용, 전기차 적용은 시장 상황보고 판단

LG에너저솔루션의 경우는 다른 한국 배터리 업체와 달리 현재 테슬라에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삼원계만 고집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삼원계 배터리는 테슬라의 고급형 모델에 장착되고 있는데 테슬라의 LFP배터리 확대 발표로 점차 생산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단 전기차용으로는 NCM을 계속 사용하며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단 LFP와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NCM에서 Co함량을 줄여 나가거나 하이 망간 양극재를 적용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향후 시장 상황의 변화를 무시할 수 없기에 LFP배터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단 LFP배터리를 바로 전기차에 적용하지는 않고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먼저 도입하고 전기차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추후 시장 상황을 보고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SK On-기존 보다 에너지 밀도 개선한 LFP개발 중.

SK온은 NCM을 주력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2019년 NCM9계 활물질을 개발 완료했고 올해부터 이를 이용한 제품을 미국 포드 전기트럭에 공급할 계획이다. LFP에대해서는 전기차에 적용해야 한다면 중국 CATL 등이 만드는 기존 LFP배터리보다 성능이 좋은 LFP배터리를 개발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기존 LFP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가 늘어난 제품을 개발 중으로 상당한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SK온 관계자는 “기존 LFP배터리보다 더 효율성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LFP배터리 개발에 들어갈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양산을 전제로 한 개발은 아니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삼성 SDI-LFP개발 계획 없음. LFP대응으로 하이 망간 제품을 개발 중

반면 삼성 SDI는 LFP배터리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자동차용 전지의 주력으로 NCA를 사용하고 있고 Co함량을 줄이고 Ni 함량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현재 양산하고 있는 Gen5세대까지는 Ni함량 88%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2024년 양산에는 Ni함량을 91% 높인 NCA를 사용할 계획이다.
중저가형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의 경우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LFP보다는 하이 망간 양극재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방안이다.
삼성 SDI는 중저가용 자동차 전지뿐 아니라 ESS에서의 수요에도 LFP보다 하이 망간이 맞다고 판단하고 있다. ESS의 경우 기존에 에너지 저장의 역할만이 고려되었지만 앞으로는 전력판매, 전기차 충전으로도 활용되면서 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가정용의 경우 건물 내 설치 시 공간 제약이 커서 소형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에너지 밀도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 SDI는 하이 망간 배터리를 2023~2025년에 개발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고 이를 기반으로 중저가형 배터리 시장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벌이려고 준비하고 있다.

LFP와 하이 망간계의 주도권 경쟁

중국은 메탈 가격 변동성 시점에 LFP 시장 확대 기회를 얻었고, 특허 이슈가 해소되면서 글로벌 확대 기회도 생겼다. 하지만 LFP가 갖는 밀도의 한계도 분명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한국 배터리 3사는 LFP를 전기차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 3사뿐 만아니라 유럽, 심지어 테슬라 조차도 철 다음으로 풍부한 데다 밀도는 높은 망간계 배터리를 통해 중저가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려는 계획이어서 사실 어떤 방향으로 시장의 수요가 정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중국 장성자동차의 자회사인 배터리 제조업체 SVOLT는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LFP와 하이 망간계를 모두 포트폴리오에 집어넣어 생산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LFP에 비해 아직 하이 망간계는 시장에서의 경험치가 많이 쌓이지 않았고 아직 재료를 개량 중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LFP가 저가 시장을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이 망간계의 장점인 저가와 LFP대비 고용량의 장점이 명확히 드러나고 테슬라와 같은 기술트렌드를 주도하는 업체가 하이망간계의 채용 비중을 높이게 되면 현재 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FP의 시장은 급격하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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